날이 갈수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한국 교회의 대응방안이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는 2020년 2월 2일 주일 예배를 취소하였다. 명륜교회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성도 여러분의 건강과 교회 주변 사람들에게 덕을 끼치고 국가의 방역시책에 협력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성도 없이 목사 단독으로 녹화된 설교 영상을 올리겠습니다. 비록 다 함께 모이지는 못하지만, 설교영상으로 은혜받으시기 바랍니다.” 명륜 교회는 성도 없이 담임 목사 단독으로 녹화된 설교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려 인터넷 예배를 드렸다. 몇몇 교회는 예배를 취소하진 않았지만, 실시간으로 예배 실황을 중계하여 인터넷으로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하였다. 인터넷 실시간 방송은 오래전부터 대형교회에서 실시하던 것이기 때문에 낯설지 않지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인터넷 예배가 과연 합당한 것인지를 깊이 있게 연구할 필요가 생겼다.
지금까지 교회는 인터넷을 가상현실이라 생각하고 적극 대처하지 않았다. 상황적으로는 물론이고, 신학적으로도 전통적인 교회관(조직을 기반으로 하여 모이는 교회)에서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후 교회는 확고한 조직체계를 갖추었다. 지금까지 기독교 역사를 통해 볼 때, 외형적인 틀을 갖춘 교회가 유익을 준 점도 많이 있지만, 해를 끼친 면도 많았다. 신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바른 교회를 세워볼까 나름의 연구를 하면서 교회론을 정립하였다. 교회의 본질, 교회의 속성, 교회의 표지, 교회의 형태, 교회의 조직, 교회의 기능 등은 모두 유형 교회를 기반으로 한 교회론이다. 존 머레이는 “교회는 결코 무형의 실체로서 나타나지 않으며, 그러므로 비유형성(불가시성)의 견지에서 정의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라고 하였다(John Murray,1994, 239).
그러나 사도바울은 고린도전서 12장 13절에서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 하였다. 이 말씀은 우리가 인종이 다르고, 신분이 다르고, 성이 다르고, 나라가 다르지만, 그리스도를 믿으므로 한 지체가 되어 한 몸을 이룬다는 뜻이다. 기독교를 핍박하던 시절에는 매 주일 예배드리기도 쉽지 않았고, 교회가 조직과 건물과 시스템을 갖추기도 어려웠다. 함께 모여 공동체를 이루기도 쉽지 않아서 작은 모임으로 분화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도 마음 편하게 자주 모일 수 없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보편적 교회론(우주적 교회론, 무형 교회론)은 그리스도인을 하나로 엮어주는 신학적 기반이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이질적 요소를 가졌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한 믿음, 한 성령으로 한 몸(교회)이 되었다. 그리스도인이 서로 만나게 되면 물고기를 암호로 하여 허물없이 교제를 나누었다. 적어도 기독교가 공인되고 조직과 제도를 갖추기 전까지는 그리하였다.
“보편적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머리가 되시고, 사람과 자연이 그 지체를 이루는 하나의 우주적 생명 공동체이다”(유경재, 2001, 240). 지난 2,000년 동안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보편적) 교회에 대한 개념은 점점 약화하거나 사라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무엇 때문일까? 혹여나 세속권력이 기독교를 인정하고, 건물을 지어주고, 시스템과 조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어서 그것에 안주한 결과는 아니었을까? 물론 초대교회 역시도 유형 교회, 가정 교회, 지역 교회를 기반으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인종과 지역과 언어를 뛰어넘는 보편적 교회론에 근거하여 유형 교회를 생각하였다.
소셜 네트워크가 발전하면서 인류는 인종과 언어와 지역을 뛰어넘는 사회를 만들었다. 한때는 가상현실이라 무시하였지만,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써 가상현실을 실제 현실로 만들었다. 우리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교회로 하여금 디지털 사회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를 촉진했다. 디지털 사회에서 교회의 본질, 교회의 속성, 교회의 표지, 교회의 형태와 조직과 기능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는 미래 사회에 살아가는 새로운 인류(디지털 인간)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그들과 함께 예배하며 교회를 만들어야 할 우리의 커다란 숙제이다.
교회는 과연 새로운 미래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디지털 세상에서 교회론은 어떻게 정립해야 할까?
디지털 세상에서 교회는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 하는가?
여러분의 고견이 필요합니다.
명륜교회 홈페이지 http://mrch.net/gnuboard4/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48
John Murray, ‘조직신학 1’, 박문재 옮김, 서울 :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1994년
유경재, ‘생명은 영원하다 : 우주적이고 보편적인 교회에 대한 고백’, 기독교사상 45(10), 2001. 10, 237-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