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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쉼이고 평안이고 위로입니다.

오늘의 영성일기 003

by Logos Brunch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주님만 의지하며, 주님이 나의 하나님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내 앞날은 주님의 손에 달렸으니, 내 원수에게서, 내 원수와 나를 박해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십시오.”(시 31:14-15, 새번역)

https://www.youtube.com/watch?v=-9Co0ppnblQ

남 이야기를 잘 옮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냥 옮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을 거쳐 가면 이야기는 어떤 방향으로 튈지 아무도 모릅니다.

나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습니다.

좋은 이야기도 나쁘게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결코 나의 고민과 아픔을 그에게 털어놓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굳건한 반석과 같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거기 서있는 친구입니다.

그가 입을 열어 말을 하면 말에 무게를 느낍니다.

나는 그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모든 고민과 아픔을 다 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나 말 못 할 잘못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입니다.

누구를 비방하고 싶을 때,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이 생겼을 때, 그 친구와 이야기하면 왠지 마음 편해집니다.

나는 그 친구를 정말 신뢰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사람입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고민, 아픔, 잘못, 비방, 죄, 분노, 슬픔, 허물을 자꾸 들으면 견딜 수 없습니다.

쓰레기 같은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쓰레기는 차고 넘쳐납니다.

세상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반석 같은 친구도 고민이 있고, 아픔이 있고, 허물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도 누군가에게 받았던 쓰레기 같은 감정 부스러기들을 쏟아놓아야 건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 사회에 말은 돌고 도는 법입니다.

그래서 신뢰와 배신의 감정은 쳇바퀴처럼 돌아갑니다.


믿었던 친구가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반석 같은 친구가 사실은 연약한 인간임을 알았을 때.

오랫동안 의지하였던 친구가 배신하였을 때.

우리는 절망합니다.


시편 저자는 인간 사회에서 쓰라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신뢰가 배신으로 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

관계가 깨어지는 경험도 했습니다.

선한 뜻이 나쁘게 전달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기도합니다. “나는 주님만 의지합니다.”

“나는 주님만 신뢰합니다.”

저는 시편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얼마나 상처 받았으면, 얼마나 아팠으면 이런 노래를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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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끝만큼도 걱정 없이 마음을 다 털어놓을 수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믿음은 곧 쉼입니다.

믿음은 평안이고 위로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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