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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Aug 08. 2015

사진은 빛을 본다.  

희랍의 안티고노스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불행하게도 눈 하나가 실명하였다. 

당대 의료기술이 뛰어나지 못하여 그의 한쪽 눈은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 

안티고노스 왕도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서 후대에 남기기를 원하여 화가를 불렀다. 

그 화가는 사실주의 화가였다. 

그는 왕의 얼굴을 있는 모습 그대로 그렸다. 

한쪽 눈이 일그러진 왕의 모습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였다. 

초상화는 왕의 마음에 전혀 들지 않았다. 

사실적으로 그린 화가는 왕의 노여움을 받아 처형되고 말았다.


두번째 화가는 왕의 눈을 온전하게 그렸다. 

초상화 자체는 나무랄데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왕의 실제 모습은 아니었다. 

초상화를 본 왕은 화가가 자기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예술혼을 팔아버린 화가라 하여 처형했다. 


세번째로 들어온 화가는 당대 희랍의 유명한 화가인 아펠레스였다. 

그는 고민 끝에 왕의 옆모습을 그렸다.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진 초상화에 왕은 흡족하였다. 


세상에 완벽한 미인은 없다. 

분명 어딘가에 그의 약점이 있다. 

반대로 아무리 추한 사람이라도 아름다운 면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사진가는 빛을 담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빛만 담으면 결코 아름다운 사진을 담을 수 없다. 

정말 아름다운 사진은 어둠 가운데 비추는 빛을 발견하는 것이다. 

사진가는 어둠속에서 빛을 보는 사람이다. 

사진가는 추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이다. 

사진가는 아름다운 눈을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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