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만에 경복궁 문이 열렸다.
세계 정상들이 밤에 경회루에서 모임을 한 것을 계기로 일반 시민들에게도 밤에 경복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오픈하였다.
나도 경복궁을 찾아가 밤하늘에 빛나는 경복궁 사진을 찍었다.
보통 밝은 낮에 사진을 찍을 때 셔터 스피드는 1/125 초나 혹은 1/250 초로 사진을 찍는다.
사진은 빛을 담는 예술이다.
빛에 반응하는 감광제를 바른 필름에 빛을 어느 정도 노출하느냐에 따라 사진이 달라진다.
낯에 사진을 찍을 때의 속도인 1/250 초로 밤에 사진을 찍으면 하늘은 새까맣게 찍힌다.
아무리 플래쉬를 터트려도 앞에 선 사람만 환하고 뒤의 배경은 까맣게 된다.
그러나 야경을 찍을 때 30초의 노출 시간을 주고 사진을 찍으면 하늘은 결코 새까맣게 찍히지 않는다.
하늘은 더없이 새파란 하늘로 나타난다.
사진을 모르는 분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는지 모른다.
쉽게 이야기하겠다.
낮에 셔터 스피드는 1/250초다.
다시 말하면 1초를 250등분 한 것이다.
그러니 사진이 얼마나 빠르게 찍히는지.
흔히들 눈 깜짝할 새라고 말하는데 사진을 찍을 때는 눈깜짝할 새보다 빠르게 찍는다.
그런데 1/250초를 하루라 생각하면 30초는 얼마일까?
250*30=7,500일이다.
그러니까 1/250을 하루로 생각하면 30초는 무려 20년이 된다.
오늘 하루 우리의 삶을 살펴보면 깜깜한 밤하늘과 같다.
딱 죽을 것 같은 눈물의 골짜기를 지나가는 것 같다.
여기저기 늑대들이 나를 잡아먹으려고 떼를 지어 울고 있다.
어떻게 이 난관을 헤치고 나가야 할지 갑갑할 따름이다.
그러나 20년이라는 긴 세월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밤하늘은 결코 깜깜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하루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는 깜깜할는지 모르지만 20년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어둠 속에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밤하늘은 결코 까맣지 않다.
장시간 노출을 하여 찍은 사진을 보면 밤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