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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Nov 24. 2020

교회는 무너져야 합니다.

다윗왕정 시대의 신앙생활

구약성경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에 관하여 제공되는 실제적인 모델은 주전 1000년 당시 다윗 시대부터 주전 586년까지 약 450년간 지속한 다윗 왕조입니다.


이 시기는 공인된 리더십을 가지고 나라를 통치하였습니다.

비록 악한 왕이 많았지만, 어쨌든 다윗의 혈통을 이어받았다는 정통성을 가졌습니다.

안정된 왕권하에 성전을 중심으로 한 종교제도도 재정적으로나 구조적으로 탄탄하였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마치 왕의 전속 예배당과도 같은 기능을 감당했습니다.

물론 왕권을 중심으로 한 지배계급은 이스라엘의 종교 시스템에 순종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반 백성에게 성전은 멀고도 먼 곳이었습니다.

유대백성은 명절이 되어야만 비로소 예루살렘 성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나라가 북이스라엘과 남 유다로 갈라진 이후에는 그나마 왕래가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북 이스라엘의 왕들은 한결같이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는 길을 막았습니다.

그들은 벨엘과 단에 별도의 성소를 만들고 그곳에서 제사를 드렸습니다.

정통성도 없었고, 신앙적으로도 바르지 못한 성소였습니다.

그곳은 이방 신과 여호와를 함께 겸하여 섬기는 장소로 변질되었습니다..


엘리야 선지자는 갈멜산에서 무너진 여호와의 단을 보았습니다.

반면에 그 옆에 있던 바알과 아세라의 단은 잘 관리되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신앙상태를 바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 유다도 별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솔로몬으로부터 이방 신당이 본격적으로 들어와 골짜기마다 갖가지 우상 신당이 있었습니다.

히스기야나 요시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왕은 신앙도 없었고, 영적 분별력도 없었습니다.


종교는 정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전락하여 통치 이데올로기를 제공하는 역할만 했을 뿐입니다.

그들은 정치권력의 대변인 역할만 감당하면서 자기 자리를 유지하기에 급급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여호와 신앙에 바로 서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여호와의 선지자들이었습니다.


선지자들은 혼란기보다 오히려 잘 정착된 권력이 통치할 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정된 경제 체제, 정치권력 속에서 안주하려는 사람들을 깨우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억울하게 억압당하는 약자들을 대변하며, 이스라엘 공동체의 모습이 출애굽 당시 하나님께서 그려주신 청사진에서 벗어났음을 질타하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구약의 왕, 제사장, 선지자의 삼중직이 조화를 이룬 것처럼 이해하지만 실제 그들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에 가장 안정되고 정통성을 갖춘 시기였지만, 사실은 가장 부패하고 타락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멸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안정된 체제로 이룰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성전 문을 닫았고, 성전을 무너뜨려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성전의 모습에 신물을 느끼고 그들을 떠났습니다.

안정된 체계, 성장하는 교회, 확실한 리더십 그것은 모두 허상입니다.

그건 마치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실상은 죽은 자와 같은 사데 교회의 모습과 같습니다.

현재 한국 교회는 어떨까요?


어서 속히 펜데믹이 끝나서 다시 안정된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소망합니까?

확실한 리더십이 나타나서 교회를 부흥시키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망합니까?

아닙니다. 오히려 무너져야 할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본질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없던 광야 시절로 돌아가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의지하던 시절로 돌아가야 할지 모릅니다.

나라가 망하고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 성전도 없고, 제사장도 없고, 리더도 없는 상태로 들어갔던 이스라엘의 모습이 우리 시대에 반복될까 봐 두려울 따름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lMwMFyEL8A&t=8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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