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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Aug 19. 2015

삼위일체 피서법

1. 책 한 권으로 여행 하기. 


여름이 되면 사람마다 피서를 떠나기에 북새통이다. 

가고 오는 길마다 차량으로 가득 해 답답하기 그지없다. 

휴가지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어디 좀 한적한 곳에서 한가하게 쉬고 싶지만 그런 장소는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이 좁은 땅에 사람들이 참 많이도 살고 있구나."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는데 휴가가 아니라 고생길이다. 

자녀 때문에 의무적으로 휴가를 다녀오고 나면 피곤만 쌓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돈은 돈대로 들고...

그런데 굳이 여행을 떠나야만 휴가인가?

집에서도 얼마든지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떠날 수 있다. 

단지 책 한 권으로.

요즘 읽고 있는 책으로 우에무라 나오미가 쓴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개썰매를 이용하여 북극을 횡단하는 이야기다. 

12,000Km를 1년 2개월간 영하 4,50도를 오르내리는 북극을 여행하는 저자의 이야기에 등골까지 시원해짐을 느낀다. 

'내 일평생 북극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의심되지만, 나는 책을 통하여 북극을 가볼 수 있다. 

그것도 편안하게 앉아서... 

이보다 더 좋은 여행이 어디 있을까?

나는 여행기를 읽으면서 쉼을 얻는다. 

큰돈을 들여서 어디를 여행가는 것이 아닐지라도 언제든지 국내외를 떠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피서법은 없으리라. 


2. 책 한 권으로 문화생활 하기 


더운 여름날 피서법 중에 하나가 영화관이나 음악회나 전시회를 찾아가는 것도 방법중 하나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문화적 여유를 누릴 수 있으니 이 또한 나쁜 방법은 아니다. 

가끔 이런 문화적 호사를 누리고 싶은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 

혼자 가기에는 어딘지 어색한 때가 있다.

윤고은의 소설 “1인용 식탁”에서 솔로로 살기 위하여 이겨내야 할 것들을 말하였을 때 크게 공감했지만, 그래도 난 아직도 혼자 문화활동을 누리기에는 간이 작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집에서 편안하게 문화활동을 하는 것이다.

우선 클래식 명곡을 잘 해설해 놓은 책 한 권을 선택한다.  

그리고 유튜브에 들어가서 해설해 놓은 음악을 들으면서 해설서를 읽는다. 

비록 현장감은 조금 떨어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정신적 만족은 얼마든지 누릴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적은 비용으로. 

비슷한 방법으로 미술, 건축, 사진에 관련된 책들을 살펴보는 것도 아주 좋은 피서법이 될 수 있다. 

요즘 보고 있는 책이 “르 코르뷔지에 언덕 위 수도원”이란 책이다. 

책 속에 수도원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마저 조용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3. 책 한 권으로 재미 맛보기 

아무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미니시리즈를 보는 것도 시간 보내기에 최고인듯하다. 

한때 미국드라마 ‘24시’에 빠져서 몇 날 며칠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방안에 뒹굴뒹굴 거리면서 쉬는 쉼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주로 스릴러나, 역사 드라마다. 

그런데 솔직히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나만 가지는 생각일까?

온종일 화면을 보고 있으면 머리가 띵해지는 것이 '내가 시간을 낭비했구나.' 하는 후회를 하게 된다. 

반대로 역사 이야기, 역사 소설들을 읽으면 드라마 못지않은 흥미가 있다. 

아니 텔레비전 화면이 만들어내는 그림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아름다운 화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내 경험으로 볼 때 그 어떤 영상도 상상의 그림을 뛰어넘지 못한다. 

더욱이 역사책에서 얻어지는 그 흥미진진한 시간 여행은 읽고 난 후에도 여운이 오래도록 지속된다. 

머리가 띵해지기는커녕 오히려 가슴 속 깊이 뿌듯함으로 채워진다. 

이보다 더 좋은 쉼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이다. 

내가 쉬지 않고 읽는 조선 역사의 한 부분이다. 

책 한 권으로 조선시대 역사 여행을 떠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있으랴!


우리가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머리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일들이 매일 매일 쌓여만 간다. 

가끔은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가장 좋은 피서법은 나의 흥미를 자극하는 책 한 권을 들고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로 돌아오면 머리와 가슴이 시원해지면서 다시금 힘을 내어 일할 수 있게 된다. 

꼭 여름날 휴가를 정해서 어디론가 떠나는 것도 의미있다 하겠지만, 언제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피서여행이 우리 곁에 있음을 기억하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진정한 스펙 쌓기

출판 유통이 없이는 

독서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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