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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화수분의 지분 51%는 아내에게 있다 (1/4)

화수분 개발의 시작

by 홍플마

(2025년 5월 4일 작성)


얼마 전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갔다가 내 마지막 글이 2023년 9월이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브런치와 한동안 멀어졌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느새 1년 반이 넘게 지나 있었을 줄은 전혀 몰랐다. 정말 오랫동안 브런치를 방치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그날 이후 한 편, 두 편 글을 읽기 시작했으며, 이렇게 글도 다시 쓰게 되었으니 말이다. ‘다행’이란 말이 절로 나온 건, 잊고 있던 소중한 꿈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의 추억을 글로 엮어 브런치에 차곡차곡 담은 뒤, 그것을 책으로 묶어 아내에게 선물하겠다는 꿈. 생각만 해도 흐뭇했던 그 꿈을 하마터면 놓쳐버릴 뻔했다.

그렇다면 무슨 일로 브런치와 그토록 멀어졌던 것일까? 행복한 꿈이었던 브런치를 잊게 할 만큼, 나를 사로잡았던 건 과연 무엇일까? 이 이야기로 오랜만에 글을 시작해 본다.




브런치를 쉬는 동안, 난 내 인생 최고의 '역작' 하나에 몰두하고 있었다. 여기서 '역작'이란 내가 직접 구상하고 개발하는 작품이라는 뜻이다. 이 작품을 성공시키면 경제적 자유는 물론, 매일 두세 시간씩 몰입할 수 있는 일거리가 생긴다. 게다가 도박 같은 짜릿한 오락성까지 갖추고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이다.


이것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이것을 '나만의 화수분'이라 부른다. 모두가 꿈꾸는, 마르지 않는 그 화수분 말이다. 그렇다. 지난 시간 동안 내 모든 관심은 바로 이 '화수분' 개발에 집중돼 있었다.

이 '화수분'이란 것은 내가 개발한 초단타 주식거래 시스템을 의미한다. 초단타 거래란 주식을 수 초 또는 수 분 내에 사고파는 거래방식으로, '스캘핑(scalping)'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주 짧은 순간의 판단이 핵심인 거래다.

그런데 이런 거창한 작품을 겨우 1년 반의 시간만으로 개발할 수 있을까? 단연코 불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무려 15년 전부터 개발해 온 것이며, 지난 1년 반은 그 마침표를 찍기 위한 시간이었다.


'화수분' 개발은 세 단계로 이루어졌다.

첫째, 독창적인 수익 알고리듬 개념 정립.

둘째, 알고리듬 적용을 위한 HTS(Home Trading System) 구성.

셋째, 화수분을 완성시켜 주는 새로운 보조지표 개발. 지난 1년 반은 바로 이 세 번째 단계에 해당된다.


첫 단계는 약 5년이 걸렸다. 물리학자로서의 호기심을 좇아, 주가의 파동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하고 연구해 보는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던 중 거래량이 급등하는 종목 중 일부에서 명확한 패턴이 규칙적으로 반복됨발견했고, 이것이 스캘핑에 적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의 흥분과 감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스캘핑 알고리듬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HTS 개발에 집중되었다. 스캘핑의 성공은 순간적이고도 정확한 판단이 핵심인데, 그 판단을 위한 정보는 HTS가 제공하기에 이 HTS 개발은 매우 중요했다. 이 개발은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HTS를 토대로 그 안의 수많은 기능 창들을 최적으로 조합하고 배치하는 것과 최적의 보조지표 설정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이 작업을 10년 넘게 반복해 왔는데, 그 사이 HTS 구성을 바꾼 횟수는 셀 수도 없이 많아서 어림잡아 수천 번이 넘을 것이다. 요즘도 하루 한 번 이상 바꾸고 있을 정도다.


(2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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