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던 밤

주태중 [그 옛날의 꿈] single 곡 코멘터리

by 노D

주태중 [그 옛날의 꿈 (With 이찬희)] remake 싱글, 시 코멘터리


'혼자'라는 낱말에

얼마나 많은 문장들이 엮여 있는지

홀로 있던 날들에

얼마나 많은 눈맞춤이 고여 있는지


빼곡히 펼쳐가던 알 수 없는 중얼거림이

불현듯 작은 마음들에 음역들을 내어주면


한낮에 꿈을 소환하던 분주한 소망들이

밤이 되지 못하고 천박해진 속임수들이

오늘과 어제 사이를 아첨하며 파고듭니다


그럴 때면 내일보다 중요해진 것들이

내 등 뒤에서 나를 따돌리는 것만 같습니다


나는 그들을 마주 보지 못하고 흥얼거립니다

넉넉해진 주파수 너머 넓어진 어깨 위로

그 시절들이 간질거리며 올라탑니다


그리움입니다

그리움은 나의 등에 업히고

나는 그리움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그 얼굴은 때때로 나를 닮고 때때로 우리를 닮고

때때로 그 무엇도 닮지 않습니다


'혼자'라는 장면에

얼마나 많은 추억들이 포개어져 있는지

홀로 부르던 노래에

얼마나 많은 빈자리가 놓여져 있는지


시간의 층마다 그리움이 소복이 쌓이면

지나온 풍경들이 자꾸만 달리 보이고

걷잡을 수 없는 것들에게 사랑의 궤적을 내어줍니다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이라 부를 수 있는

가엾고 단순한 사랑만이

지난한 아침에 눈을 뜨는 기분을 알겠지요


나는 그로 인해

너를 똑같은 질감으로 껴앉고

잠시, 그리움의 내상으로 홀가분해집니다

이 노래가 들리면

그리움은 하염없이 변덕스러워지고

혼자 남던 밤이 더없이 괜찮아집니다


혼자 남던 밤 | 김인선 [작가, 예술기획자]


음악 듣기 : 주태중 [그 옛날의 꿈 (With 이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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