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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몽 Nov 28. 2024

드라마 <호텔 델루나> 힐링 공간 ‘델루나 호텔’

판타지 중간세계 <호텔 델루나>에서 끝없이 확장하는 델루나 공간

tvN <호텔 델루나> 포스터

 “다른 사람들은 절대로 모르는 비밀스러운 세상”이라고 노진석 지배인이 인간인 구찬성에게 호텔 델루나를소개하는데 이러한 판타지 세계로 초대한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상징적인 대사로 판타지에서 가장 중요한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장을 보내며 동화 같은 공간으로 함께 가자고 손짓한다.


<호텔 델루나>에 장만월의 죽지 않고 살아가는 삶에서 인간 지배인 구찬성을 사랑하며 마무리하는 멜로 서사가 메인플롯으로 진행된다. 서브플롯으로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망자의 사연은 장만월이 가진 주요 서사를 완성한다.     


장만월은 호텔 델루나이며 호텔 델루나는 장만월이라는 협착 관계를 가졌다. 인물이 공간이며, 공간이 인물인 구조로 망자의 이야기는 모두 장만월의 서사와 밀접한 연결성을 가진다.      


주인공 캐릭터로 인해 공간이 생성되고, 영원한 삶이라는 형벌을 끝내고 저승으로 가는 과정은 호텔 델루나에 영업이 끝남과 동시에 공간도 인물과 함께 사라진다는 공간과 인물이 동일하다는 특이한 구성은 새로운 지점이다.     


왼) 델루나 호텔 외관/ 오른) 델루나 호텔 내관


<호텔 델루나>를 살펴보면 마고신이 여러 모습으로 등장하여 유일신의 개념을 가져왔으며, 신에게 여러 가지 모습이 있음을 ‘쌍둥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했다. 델루나 호텔은 마고신이 관장하는 공간이며, 죽은 귀신들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기 전에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것이나, 맺지 못한 일들 ‘한’이라는 것을 풀고 가는 공간이다.     


드라마 2회에서 호텔 델루나에 묵고 있는 귀신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배고파서 죽은 해골 귀신, 등반하다 추위에 동사해서 죽은 등반인 귀신, 책을 쌓아놓고 공부를 하고 있는 할머니 귀신의 모습이 몽타주로 나온다. 만월은 이런 호텔의 손님들이 죽기 전에 풀지 못한 것들을 풀고 가는 곳이라는 ‘힐링’의 공간으로 호텔 델루나를 정의한다.     


호텔 델루나 공간은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호텔로, 1988년부터 중구청에 정식 영업등록이 된 업체지만, 인간 손님은 받지 않고 망자 손님만 받는다. 대표는 장만월이지만 법적으로는 인간 지배인이 대표로 등재되어 있다. 인간의 공간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손님은 인간이 아닌 ‘망자’이다.     


드라마 1회에 황야의 객잔 앞 장면에서 호텔 델루나가 만들어진 배경을 이미지로 표현해 준다. 장만월은 자신이 죽인 자들의 물건을 관속에 한가득 들고 와서 달의 객잔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황야의 객잔에서 마고신을 만나고, 신이 주는 술을 마신다.     


사라진 황야의 객잔에서 홀로 남은 장만월은 기척을 느끼고 뒤돌아 칼을 휘두르면 칼이 그대로 나무에 꽂히면서 만월을 통해서 달의 객잔이라는 공간이 탄생하게 된다. 호텔 델루나의 탄생 배경으로 장만월과 달의 객잔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만월이 달의 객잔이고, 달의 객잔이 만월임을 설정해 주고 시작한다.     


작가의 창작으로 만들어낸 중간 세계 호텔 델루나의 배경은 668년에서 698년 사이, ‘달(月)의 객잔(客棧)’으로 처음 설립되어 ‘만월당(滿月堂)’, 일제강점기부터는 ‘만월관(滿月館)’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981년 정도에 이름을 '호텔 델루나(Hotel Del Luna)'로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1989년 97대 지배인 황문숙이 사직하고 지금의 명동 땅으로 이사를 왔고 현재로 개축했다.     


tvN <호텔 델루나> 확장하는 델루나의 내부 공간


호텔에 건물 외관은 2층 건물이지만, 밤에 영업을 시작하면 40층 내외의 건물로 바뀐다. 오직 망자에게만 보이는 공간으로 허름한 외관과 다른 화려한 내관과 공간을 선보인다. 호텔 델루나에는 외관과 다르게 내부는 공간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어 일반적으로 외부라고 지칭하는 공간들이 내부로 편입되어 ‘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내부에 공간에서 외부의 공간으로 이동한다.


문을 열면 야외 풀장, 스카이라운지, 웨딩홀, 놀이동산 등이 펼쳐지며 호텔 델루나라는 공간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더 많은 공간으로 확장하며, 수많은 공간은 장만월이라는 주인에 의해 생성되고, 소멸한다. 


호텔 델루나라는 공간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더 많은 공간으로 확장하며, 수많은 공간은 장만월이라는 주인에 의해 생성되고, 소멸한다. 


tvN <호텔 델루나> 왼) 저승 승차장 / 오른) 산도천 

    

호텔 델루나의 유일한 체크아웃은 저승으로 가는 것이다. ‘저승 승차장’에는 ‘산도천-이승-저승’이라는 표지판이 있고, 번호판에 ‘TO HEAVEN’이라는 글씨가 적힌 리무진을 타고 간다. 이승에서 잘 살았다면 이 리무진을 탈 확률이 높다.      


버스와 리무진이라는 현대적인 교통수단을 적용해 저승으로 가는 것을 친근감 있게 만들어주었으며, 삼도천을 위에 놓인 유도교를 건너는 장면이 나온다. 삼도천을 건넌다는 설정은 한국 전통문화에서 드러나는 사상으로 저승으로 가는 과정이 한국의 사후세계가 반영되어 있다.      


드라마에 메인 공간으로 등장하는 호텔 델루나는 한국 전통 사후세계를 기반으로 죽음 이후 저승으로 가기 전에 중간계의 공간 판타지를 보여줬다. 삼도천이나, 유도교는 한국 전통 사후세계를 가지고 왔으며, ‘한’이라는 한국 고유 정서를 호텔 델루나라는 공간에서 풀고 간다는 설정을 통해 중간 공간을 전면에 내세워 한국적 정서와 현대적 공간을 결합하여 공간을 중심 서사로 구현한 콘텐츠이다.



참고자료

홍정은·홍미란 극본, 오충환·김정현 연출, <호텔 델루나>, 총 16회, tvN, 2019.(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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