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Mood)_컬러, 조명, 촬영
하나와 앨리스의 set 공간 분석에 이어 미장센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분위기(Mood)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다. 이 영화는 엉뚱하지만, 순수하고 귀여운 소녀들의 이야기에 맞는 시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분위기(Mood)는 컬러, 조명, 촬영이 있으며 이 영화에서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내포하고 있는 부분들은 무엇인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1. 컬러
<하나와 앨리스>의 컬러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그린, 엠버 계열의 색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린색 나무가 있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고, 저녁노을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엠버색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중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미야모토가 머리를 부딪치고 휘청이다가 바닥에 쓰러지는 장면으로 하나를 보는데 검은 실루엣과 컬러만으로 비현실적인 이미지로 상황을 표현했다. 그리고 하나는 거짓말을 해서 미야모토를 비현실의 세계로 인도하기도 한다.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그린 컬러로 나무들이 많이 등장한다. 모네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공원에 다리 위에 두 사람은 그림 속에 있는 느낌을 전해준다. 모네는 일본식 정원을 좋아했고, 영화의 배경은 일본이라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느낌마저 든다.
2. 조명 (자연광, 인공광)
<하나와 앨리스>의 조명은 자연광과 인공광으로 나뉘어 볼 수 있다. 영화에서는 자연광이 많이 사용되었고, 창문이라는 요소를 이용해 투과해서 실내로 들어오는 강렬한 빛을 많이 사용하였다. 환상씬이라고 해야 할까. 앨리스가 거짓말을 하면서 행복하다는 웃음을 지으며 지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큰 창문으로 과하게 밝은 빛들이 들어와 현실이면서 환상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첫 번째 발레 학원에 큰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은 강렬하게 들어와 실내에 있는 사람들의 실루엣을 강조해서 몸에 윤곽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빛줄기를 보여줌으로써 아름다운을 극대화시켰다.
영화에서 역광이 자주 쓰인다. 앨리스가 목발을 짚고 나무에 매달려 하나에게 미야모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역광의 빛이 앨리스에게 닿아있다. 셋이서 빵과 밥이 함께 있는 앨리스가 만든 오니기리를 먹는 장면도 역광으로 들어온다. 3번째 장면도 철저하게 실루엣을 보여주고 있으며 멀리에서 보이는 하늘의 색감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연출했다.
4번째 장면은 앨리스와 아빠가 걸어가는 장면으로 전체적인 색감 자체가 쓸쓸하고, 비가 막 올 거 같은 느낌이 든다. 그만큼 아빠와의 시간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며, 결국 앨리스는 외톨이가 되고, 또다시 혼자 남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큰 창들이 있는 공간성을 선택하고, 큰 창을 통해 들어오는 강렬한 자연광을 보여주면서 순수하고 아름다운 두 여자 아이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어두운 이야기들도 존재하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밝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의 느낌이 주는 포근함이 전반적인 톤의 발란스를 잡아준다.
자연광에 이어, 인공광을 이용했던 조명은 연극 조명으로 강렬하게 혼자서 받고 있으면 엠버빛이 도는 조명이 주로 사용된다. 두 번째는 데이트를 하는 장면에 조명이다. 미야모토가 하나가 나온 괴상한 꿈에서 그린 컬러를 사용해서 이상하고 괴상한 느낌을 표현해 주었다.
세 번째는 인물을 놓고 인물에게 직접적으로 조명을 비추었으며 조명이 있다는 것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강열한 빛으로 친절하게 보여준다. 발레학원에서 밤에 밖에서 사진을 찍는 장면에서 사용되었던 직접 조명의 모습이과 미야모토가 앨리스와 사귀었다는 착각이 현실화되는 판타지 장면에서 사용하였다. 그리고 그는 앨리스와 그곳에 왔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인공광을 통해 낯선 느낌을 만들어 내고, 현장성을 극대화시켰다.
3. 촬영기법
<하나와 앨리스>의 촬영기법은 현재와 과거, 현실성과 비현실성의 혼재들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촬영들을 사용하게 된 것 같다. 첫 번째 이미지는 앨리스가 하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 내는 장면처럼 보인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선을 통해 내리려는 하나를 잡는 앨리스의 존재를 부각해준다. 그리고 하나는 결국 앨리스에 의해 다시 지하철을 타게 된다.
두 번째 이미지는 앨리스가 토끼굴을 내려갈 때처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앨리스를 쫓아서만 가는 하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마치 긴 터널을 연상케 하는 구도를 통해 앞으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세 번째 이미지는 하나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었고, 하나가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는 장면이다. 하나가 돌변하는 모습을 두 번이나 강조해서 보여줌으로 거짓말의 세계가 시작될 거라는 것을 보여준다.
네 번째 이미지는 투명 유리 가운데 얼굴을 놓고 얼굴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얼굴이 작아지고 커지기도 모습을 통해 하나는 자신이 미야모토를 좋아하는 것인지 아닌 것 인지도 모르겠다는 묘한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감정을 이미지로 재미있게 표현한 장면이다. 이 장면을 통해 이 시간도 거짓말의 시간들이라는 것을 이미지적으로 보여준다.
<하나와 앨리스>의 화면은 친절하다. 보아야 하는 것들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줌으로써 ‘이것을 보세요,’라고 말해준다. 왼쪽의 이미지는 하나가 화장실에 손을 씻으며 거품을 냈는데 물이 나오지 않아서 그냥 나온 상황이다. 비가 와서 그 거품이 나오는 장면을 보여준다.
미야모토가 전날 꾼 꿈이 달팽이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는 것에 병치되면서 미야모토는 그로테스크적인 느낌을 받게 되며 공포에 휩싸인다. 그 모습이 명랑한 사운드와 함께 보여진다. 그리고 하나의 상징인 꽃반지도 하나의 다른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도 하나구나라는 것을 보여준다.
신호가 바뀐 것을 본 하나는 미야모토의 손을 잡고서 횡단보도를 뛰는 장면이 나오는데 딜레이를 걸어 미야모토가 하나의 손을 잡았을 때 나오는 거품을 보고서 또 한 번 놀라게 하는 것으로 보여준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신호등을 건너가게 만들어 준다. 딜레이의 기능을 통해 캐릭터가 비현실적으로 느끼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왼쪽의 이미지는 미야모토가 지내는 공간으로 미야모토가 하나의 집에서 자신의 사진들을 발견하고, 너는 누구냐고 물어보는 장면이 나온 뒤에 나오는 것이다. 불경을 외우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목탁소리의 빠른 리듬들이 미야모토가 진실을 알게 되지 않을까, 하나의 거짓말이 들통나면 어쩌지라는 긴장감을 만들어 준다. 그러다 이미지에서는 목탁을 두드리고, 사람들이 불경을 외우는데 잠시 뮤트가 되는 장면이 나온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비현실적인 상황. 순간 이미지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오른쪽의 이미지는 발레학원에서 사진 촬영한 사진인데 사진을 찍기 전 현실 세계와 사진에 찍힌 사진의 세계를 화면의 밝기로 구분하였다. 사진으로 찍힌 장면은 화이트톤으로 표현하고, 사진과 현실을 소리뿐만 아니라 색감으로도 구분하여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 지어 주고 있다.
출처: 영화 <하나와 앨리스> 이와이 슈운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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