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피터 셰터의 극적 특성과 살리에리 인물분석
# 피터 셰퍼의 극적 특성과 『아마데우스』 분석
영국의 극작가 피터 셰퍼(Peter Shaffer) 작품은 대부분 현대 사회의 정신적인 불모성으로 야기되는 신의 추구와 정상 세계로 돌아가기 위하여 신을 파괴하는 일관된 주제를 가진다. 셰퍼를 대표하는 3대 극작품인 『태양 제국의 멸망과 『에쿠우스』 그리고 『아마데우스』는 신에 대한 추구와 문명세계의 쇠락에서 비롯되는 인간의 배반과 방황 등을 다양한 연극적 장치를 통하여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이다.
신의 추구는 두 명의 정반대 유형의 남성 인물들을 통하여 제시하는데, 둘 중 한 인물은 영적으로나 정서적 혹은 예술적으로 다른 인물에 비해 월등하다. 이 인물이 셰퍼가 제시하는 이상적 삶의 구현체라 하겠다. 셰퍼의 극작품은 인간에게는 자아를 억압하려는 성향과 또한 이를 드러내려는 이원적 성향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극 속에 주인공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기존 사회의 규칙과 규범에 맞추어 충실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주체적인 자신의 자아의식에 대립되는 인물인 신을 찾음으로써 자신이 살아왔던 삶이 위선의 세계였음을 깨닫는다.
그의 극에 나타난 또 다른 특징은 등장인물 사이에 존재하는 두 세계관의 대립이다. 셰퍼는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을 통하여 신과 인간과의 관계 사이에서 비롯되는 문제와 개인적인 자아와 사회 사이의 갈등, 현대 기계문명으로 인한 인간성의 황폐 등의 문제를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아마데우스』는, 한 시대를 산 대표적인 두 음악가인 살리에리와 모차르트 사이에 빚어진 사연에 초점을 둔다. 이 작품은 2막으로 구성되었고, 1막은 12장, 2막은 20장으로 나뉘어 있다. 1막의 1장과 2장, 2막의 1장과 20장 만은 모차르트 사후의 19세기이며, 나머지는 18세기 후반의 비엔나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피터 셰퍼는 한 시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두 음악가 살리에리와 모차르트 사이에 얽힌 사연을 다루면서 신과 인간의 문제를 깊이 성찰한 것이다. 이 작품에 대해서 천재성과 범용성(凡庸性)의 관계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했다고 보는 사유도 거기에 있는 것이다.
피터 셰퍼(1926~2016): 우리나라 연극 팬들에게는 어느 외국 작가 못지않게 친숙한 극작가다. 그의 희곡 <에쿠우스>를 비롯한 <5중주>, <자기의 귀>, <타인의 눈>, <블랙 코미디> 등은 무대에 올려져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작품 제재의 폭이 워낙 넓고 깊어서 범상한 인물로부터 절대적 신의 문제까지 건드려보려고 노력했다. 그런 작품의 정점에 있는 것이 <아마데우스>일 것이다.
#욕망을 통한 역할창조의 접근 -안토니오 살리에리 인물 분석
인물 만들기는 B. I. T 다. B(business)는 인물이 현재 하는 일, 혹은 하고자 하는 일, 인물의 욕망의 지점을 이야기한다. I(identity)는 인물의 주체성,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나와 타자를 구별하는 의식적 변별점을 의미한다. T(trauma)는 외상, 정신적 상처. 폭넓은 의미에서 결핍, 인물은 완전체가 아니라 불완전체이다.
살리에리의 B(business)는 16세 때 음악을 통해 신을 찬미하면서 자기의 전생애를 신에게 바칠 것을 맹세한 인물이다. 그는 그 대가로 음악의 창조적인 천재성을 신으로부터 받고자 욕망한다.
살리에리 : … 저는 보잘것없는 작은 마을 레그나고에서 살고 있던 한 소년으로 백 마일 주변에 서 가장 야심에 찬 자였습니다. 뻔하죠, 부모님이 싫어했던 모든 것을 원했습니다. 명성을 소망했답니다. 어디서나 두각을 나타내 마침내는 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해 줄 명성 말입니다.
(중략)
음악을 통해서 말이에요. 음악만이 내 인생에 있어 가장 가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음악이 표시는 옳거나 나쁘거나 어쨌든 절대적입니다. 그 후로 얼마인가? 그것을 바꿀 순 없어요. 난 열 살 때 좋은 음악 소리에 미쳐 넋을 잃을 뻔했죠. 그리고 열두 살이 되자 주님을 찬양한 아리 아와 찬송가를 흥얼거리며 시골길을 배회하곤 했습니다. 오 직 나의 소망은 이탈리아의 오랜 역 사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해 온 모든 작곡 가의 대열에 끼는 것이었습니다. (1막 2장)
살리에리의 I(identity)는 모차르트라는 천재라는 타인이 등장하면서 드러난다. 음악의 재능은 신의 소리로서 오직 모차르트에게만 주어진 것이고, 살리에리는 신은 그에게 식별력은 주었지만 뛰어난 음악적 재능은 주지 않고 다만 평범함만을 주었다.
살리에리 : … 솔직히 말해서 나는 질투가 심한 사람은 아니었죠. 우린 모두가 함께 살고 있는 공동체적 세계라는 이념에 성심으로 봉사했어요. 나도 돌멩이 하나를 날랐죠. 우린 함께 음향의 전단을 건설했습니다. 그러나 나를 걱정하게 만든 것은 모차르트의 인간성에 대한 보고였습니다.
바람잡이 1, 2가 무대 양쪽에서 황급히 나온다.
바람잡이 1 : 아주 활발한 성품이죠!
바람잡이 2 : 꾸밈이 없구요!
바람잡이 1 : 그 자연스런 매력!
살리에리 : (관객에게) 나에게 전혀 없는 자질들이죠. 난 우리 부모로부터 타고난 비천함을 항상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사회생활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1막 4장)
살리에리의 T(trauma)는 천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이 신의 소리와 같다는 것을 자신만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은 살리에리는 고통 속에서 신을 외치게 되며, 자신의 결핍과 대면하게 된다.
살리에리 : …그리하여 날 짜릿한 환희에 떨게 했습니다. 방안의 불빛이 흔들렸고, 나의 눈은 흐릿해졌고! (차츰 감정이 격해지며 생기가 치솟아) 점점 높아져가는 저음에 높은 음역의 악기들이 흐느끼듯 속삭이듯 서로 얽히면서 나의 심혼을 사로잡았습니다-고통의 가느다란 밧줄이 나를 휘감고 조였습니다. 아, 그 고통! 내 일직이 알지 못했던 그 고통. 난 나의 하나님께 외쳐 댔죠. “이것이 뭡니까?……도대체 뭐란 말 입니까?!” 그러나 손풍금 같은 그 음악은 계속 울려 퍼졌고, 내 머리를 무섭게 으깨는 고통을 더 참을 수 없어 결국 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중략)
(고통 속에서 소리친다) “도대체 뭐란 말입니까? 이것이 무엇입니까? 가르쳐주세요! 이 고통이 무엇입니까? 이 음악이 회구 하는 것이 뭣입니까? 채워질 수 없는 것인데도, 듣는 이로 하여금 밀물처럼 심금을 흥건히 채워주니 말입니다. 이건 진정 당신의 뜻입니까? 신이여, 바로 당신의 것입니까?……” (1막 5장)
참고자료
Peter Shaffer, 『아마데우스』 신정옥 역, 범우(주), 1993.
구정숙, 「피터셰퍼의 주요 작품에 나타난 주제와 연극적 장치」, 동아대학교 대학원,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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