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day: 광화문에서 만난 BTS 컴백 콘서트 준비 현장
나는 종종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책구경을 한다. 신간이나 베스트셀러를 인터넷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실물로 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서점 MD들이 책 소개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한 달에 2~3번 정도는 방문한다. 또한 실물 책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서점이라는 공간은 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니까 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찾을지 궁금했다.
어쩌다 보니 계속 일요일에 광화문 교보문고를 방문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책을 구경하는 건지 사람을 구경하는 건지 모르게 정신이 없어서 금방 빠져나오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평일에 갔고, 광화문이지만 평일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 좋았다.
광화문 교보를 오는 길은 버스를 타고 광화문에서 내린다. 그러면 멀리에 광화문이 보이고,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이 보인다. 그러나 오늘은 거대한 공연장비들 사이에 둘러싸인 두 위인을 보게 되었다. 마치 SF드라마를 보는 듯 이상했다.
게다가 광화문은 공연 때문에 설치한 구조물이 앞을 가려 자취를 감추었다. 주변에 있는 건물들의 현수막이나 전광판도 모두 그들을 반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로 BTS 방탄 소년단의 컴백 콘서트이다. 군백기를 지나 완전체로 다시 보인 BTS는 광화문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전했다. 국가 유산인 광화문에서 어찌 보면 개인, 기업이 사용하게 하는 사례가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BTS라는 그룹이 단순히 보이 그룹을 넘어 국가의 문화유산이 되었다는 것을 상징하는 진귀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K-POP과 한국의 문화를 알렸다는 부분에서는 당연히 박수를 쳐줄만한 일이며 자랑스럽다.
그러나 일부 도로 통제를 하고, 광화문 일부 기업들은 직장인들에게 연차를 쓰라고 강요한다는 보도와 갑자기 많은 인파가 모여서 발생할 안전 문제가 쏟아져 나오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서울 시민이 광화문 광장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의 위상이 느껴진다" "어차피 광장이지 않냐. 광장은 공연도 하고, 그러라고 있는 곳이니 잠깐 불편한 건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다"며 무대를 위한 광장 활용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18일 자 스타뉴스)
그렇지만 그들은 광화문에 잠깐 방문하는 방문객이지 그곳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은 아니다. 그곳에 사는 시민들이나 직장인들도 같은 생각일까? 나도 서울 시민이지만 그곳에 안 사니까 좋은 점만 보게 되지만, 생활권에 속한다면 불만이 없을까? 내 집 앞을 뺑뺑 돌아서 가야 한다면?
광화문 교보문고 안으로 들어가서도 BTS를 맞을 준비는 계속 이어졌다. 들어가는 정문 입구 왼쪽에는 한강 작가의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던 곳이다. 그만큼 이슈가 되는 것들을 전시하는 공간인데 거기에 BTS 관련서적과 한국적인 굿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몇 걸음 더 걸어가다 보면 매대 전시 끝에는 BTS가 선택한 책들이 따로 전시되어 있다. 최근에 베스트셀러로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가 생뚱맞게 올라와 있었다.
그래서 왜?라는 물음표가 계속 떠 있었는데 이 책은 BTS 뷔가 자신의 인생의 영감을 준 책으로 소개되었고, 그가 선택한 책이었다. 물론 이 책은 훌륭한 책이고, 누구에게든 추천할만한 책이다.
그러나 영향력 있는 셀럽에 의해서 책의 판매가 좌지우지 된다는 부분에서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그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팬덤 독서나 셀럽효과라는 것에 대해 의문이 들면서 여전히 답을 찾아야 하는 숙제로 남은 부분이다.
BTS 팬이라면 광화문은 바로 성지순례처럼 이곳저곳에서 그들의 자취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행복할 것 같다. 그들의 컴백이 이제 2일 남았다.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집에서 컴백무대를 시청할 예정이다. 안전하게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바란다. BTS가 한국과 세계에 미친 영향과 대중문화에서도 놀라운 업적과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문화혁명을 일으킨 것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