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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꽃작가 Feb 07. 2022

육아만 할 수 없어서


둘째를 낳고 더욱 없어진 나의 시간이 괜히 억울했다.


그토록 바라고 바래왔던 둘째 아이가 내 눈 앞에서 쌕쌕거리며 잠을 자고 있었는데에도 말이다.


단 20분 만이라도 온전한 나홀로의 시간이 필요했다. 숨이 턱 막혀버릴 것 같은 일상에 그래야만 살 수 있다고 믿었다. 


돌이켜보면 아마도 산후 우울증이 아니었었나 싶다. 나 자신을 살갑게 토닥여주지 못했던 그 때의 내게 미안해진다. 


어쨌든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아이의 낮잠 시간이 아닌 '새벽'을 선택했다.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나 이제부터 새벽에 일어날거야.
오빠가 애들 자는 것 좀 봐 줘.


남편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남편은 고맙게도 알겠노라고, 

자신이 새벽에 아이들이 울면 볼테니까 

새벽에 일어나라고 응원?!을 해줬다.


그렇게 시작된 새벽기상.

여러 번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느덧 새벽기상 4년 차.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내가 일어나는 시간에 아이들이 잠에서 깨더라도 화가 나지 않는다. 대신 아이들이 다시 잠들때까지 토닥여주는 여유가 생겼다.


육아만 할 수 없어서 시작한 새벽기상,

새벽기상이 내게 건네준 것은 

[마음의 여유]이다.


새벽의 따뜻한 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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