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꽃작가 Aug 23. 2022

살림, 내 취향으로 일상을 가꾸어가는 재미를 느끼는 것

거실화가 뭐라고


매일 반복되는 살림이 지겨웠다.

매일 저녁마다 쌓여있는 설거지거리를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마음을 먹고 수북이 쌓인 설거지를 하면 마무리까지 걸리는 시간은 20여분 남짓.

길어야 25분을 넘지 않는 이 설거지가 뭐라고, 나는 이토록 살림이 힘이 들까.



오랜만에 아이들 없이 홀로 마트에 갔다.

맨발로 방바닥을 걸어 다니느라 발 뒤꿈치가 아파서 하나 사야지 했던 거실화를

여름이 다 가도록 사지 못했다.



온라인으로는 거실화를 사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불편할까봐.

내가 샀던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반품하는 과정이 이제는 꽤 귀찮아졌다.



거실화를 사기 위해 마트에 간 것은 처음이었는데,

거실화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다양한 디자인과 스타일의 거실화들이 진열되어있었다.



고심끝에 세탁기에 빨래를 할 수 있으면서도 도톰한 거실화를 골랐다.

회색과 녹색 중에서 무엇을 살까?

집의 전체적인 느낌과 비슷한 회색을 살까?

아니야, 거실화 하나쯤은 색이 좀 있어도 괜찮잖아?

녹색의 거실화를 들고 마트를 나오는데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왜일까?



집에와서 거실화를 신어보니 폭신폭신, 방바닥을 걷는 느낌이 참 좋았다.

진작 하나 살 걸 그랬다.

거실화를 신으니 수북이 쌓인 설거지가 얼른 하고 싶어졌다.

이런 걸 '아이템 발' 이라고 하는 걸까?



때로는 내 취향에 맞는 살림 살이 하나가

살림에 재미를 붙이게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하다.   


늦여름에 산 나의 거실화


매거진의 이전글 #8 단정한 집에서 얻을 수 있는 마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