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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꽃작가 Sep 11. 2021

#8 단정한 집에서 얻을 수 있는 마음

매일 집안일에 허덕이느라, 

바닥에 놓인 온갖 잡동사니를 치우느라 바빠서 

아이들의 요구를 제대로 들어주지 못했다. 


집안일을 뒤로 미루고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했지만 

어느새 집안일은 산더미처럼 또 쌓여있기 일쑤였다. 


나의 몫인 집안일을 아웃소싱(?)이라도 해볼까 싶었으나 

타인의 손에 일을 잘 못 맡기는 성격 탓에 

그러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만 받았다.


가장 골칫거리는 <주방>이었다. 

어떻게해도 깔끔하지가 않고 

늘 무언가 주방 상판이나 식탁에 올려져 있었다. 


아무래도 많은 '물건'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물건만 남겨두어 

주방 물건의 숫자를 줄이고 

바로바로 제자리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하나 더 해 본 것은, 

[주방 마감 시간] 정하기 였는데 효과가 아주 좋았다. 


그 동안은 저녁을 먹고 난 뒤의 

주방 정리가 가장 복잡하기도 하고 

귀찮아서 마냥 늘어놓기도 했었는데 

마음속으로 주방을 정리할 시간을 정해두니 

이상하게도 그 마감 시간을 자꾸 지키려는 의지가 생겼다.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주방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가장 골칫거리였던 주방이 

이제는 정리하기 쉬운 곳이 되었다. 


관심과 꾸준함이 변화를 가져오는 것일까.


[집이 단정하면 얻을 수 있는 효과]


1. 아이들의 요청에 바로 달려갈 수 있다

집안일에 허덕여, "잠깐만! 엄마 이것 좀 하고!"가 아닌 아이의 '엄마, 이리 와 봐요.'라는 말에 '응, 알겠어.' 라고 바로 아이에게 가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2. 갑작스러운 손님의 방문이 두렵지 않다

늘 정리된 상태의 집에서는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방문이 더 이상 싫지 않다.


3. 집의 편안함을 느낀다

정돈된 집에서 마음이 편안하고, 일이 좀 더 잘될 것 같고, 집 안에 머무르는 것이 좋아지게 된다. 



단정한 집에서 가족은 편안함을 느끼고 

자꾸 머물고 싶어진다. 

단정한 집을 집안일을 하는 사람의 

부지런함과 재빠름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임은 틀림없다.


단정한 집을 보고 있으면 

물 위에 편안하게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오리가 생각난다. 

물 밑에서는 치열하게, 

부지런히 헤엄을 치고 있는 오리. 


단정한 집에서 마음껏 놀고 쉴 수 있고, 

다시 집을 정리했을 때의 개운함이 

너무 좋았던 탓이었을까. 


집을 정리 정돈 하는 것에 대해 

'수고스럽다, 힘들다'라는 마음이 내려놓아진 그 순간,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그리고 관리 가능한 물건들 사이에서 

나는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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