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나이 열 살, 엄마인 내 나이도 열 살이다.
요즘들어 부쩍 커버린 너를 보면서 '이제 성인이 될 시기가 머지 않았구나..'싶다.
정말이지 너를 잘 키우고 싶은데,
그런 간절한 마음과는 다르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너의 행동과 요상한 말들을 하는 너를 보며
내 입에서는 고함과 잔소리가 속사포처럼 쏟아진다.
'하..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내 입이 멈추질 않는다.
기어코 너에게 상처가 될 줄 뻔히 하면서 말을 내뱉고는
곧바로 후회를 하는 나..
나는 정말 엄마가 될 자격이 없다고 가슴을 치며 밤잠을 설친다.
내일부터는 그러지 않겠다고 굳은 다짐을 하며..
하지만.. 또 너의 행동에 속이 터지는 나는
그런 다짐이 무색하게 똑같은 나날을 반복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아이를 향한 날선 손가락질의 넘어에는
나 자신을 향하는 세 개의 손가락이 있다.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엄마이인 나 자신이 있다.
그래, 내가 문제야, 내가.
이제 고작 열 살 밖에 안 된 아이에게
무얼 얼마나 바라고 이러는거야..
내가 참아야지..
내가 좀 더 봐줘야지..
잘 타일러줘야지.. 라고
수백번 수천번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일종의 반성문이다.
아무리 나 자신과 약속을 해도 도로아미타불이므로.
이렇게 공적인 자리에서 약속을 하면
아이를 다그치기 전,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나는, 진짜 진짜 변하고 싶다.
정말 다정한 엄마가 되고 싶다.
글을 쓰며 나의 어딘가에 꽁꽁 숨겨져있는
그 다정함을 조금이라도 끄집어낼 작정이다.
나는 정말 다정 사람이 되고 싶다.
나 자신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