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세이] 부족한 게 뭐니?

공급과잉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에게

by 글짓는맘

“엄마, 이거 사 줘.” “에이, 이 장난감은 재미없어.” “이건 맛이 없어. 달콤한 거 없나?”

“엄마, 카드 있어?” “마트에 가서 공룡 게임하고 싶다.”


다 있다, 다 있어.

내가 어렸을 때에는 어쩌다 들어오는 과자 선물 박스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과자를 아껴 먹었고, 가끔 선물로 받았던 장난감이 혹여라도 망가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장난감을 다루면서 한참 동안 놀았다.


그게 언제 적 이야기인데 너무 진부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과자를 매일 먹는 것은 당연하고 어느 때고 받는 선물에 고마워하기 보다는 당연해 하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요즘 아이들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한마디로 ‘공급 과잉’ 세상이다.


그럼 과자는 가끔 사주면 되고, 선물도 안 사주면 되지 않겠냐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그것 또한 쉽지 않다.

주변 친구들이 다 먹는 과자를 멀뚱하게 쳐다만 보고 있을 수가 있나, 한 번씩 만나는 할머니가, 그리고 이모가, 고모가 사주는 선물을 어찌 거절하겠는가.


물론 아이에게 과자의 나쁜 점에 대해 끊임없이 알려주고 과자를 먹지 못하게 할 수 있고 가족들에게도 아이에게 아무 때나 선물을 사주지 말라고 못을 박을 수는 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아이와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관계를 통제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공급 과잉의 시대에서 어떻게 해야 아이에게 절약에 대해, 돈을 아껴 쓰고 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알려줄 수 있을까?


그 모든 해결 방법은 부모의 행동과 말에 있다.


아이의 무엇을 사달라는 요청을 바로 들어주지 않는다.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기다림의 시간을 아이에게 준다. 그리고 사용할 수 있는 돈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


누군가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아유, 그냥 좀 사 줘. 뭘 그렇게 애를 태워. 그냥 사 줘도 괜찮아.”

나는 ‘하나도 괜찮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것을 그때그때 바로 얻을 수 있는 아이는 물건뿐 아니라, 시간이 반드시 걸리는 일을 기다릴 마음의 여유가 없을 것이다. 눈 앞에 보이는 결과에 집착하느라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써버릴지도 모른다.


아이와 말이 통하는 그 시기부터 나는 아이에게 기본적인 욕구를 제외한 나머지, 이를테면 장난감 사기, 과자 사기는 아이에게 일부러 기다리는 시간을 준다. 장난감은 언제 살 수 있고, 지금 당장 과자를 사러 가자고 하면 유치원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사준다던가 며칠 후에 마트에 갈 건데 그때 과자를 사자고 알려준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것은 절대로 아이를 무시하거나 아이에게 “너는 맨날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니? 맨날 사탕만 사달래!”라고 쏘아붙이지 않는다. 최대한 기분 좋은 상황에서 아이가 기다릴 수 있게 한다.


언제 이것을 사준다고 약속했으면 약속한 그때에 그것을 꼭 사준다. 아이가 사달라고 하는 물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비슷비슷한 품목들이다. 거창한 것을 사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작은 소비라고 하더라도 아이에게 좋은 소비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 또한 부모의 역할이다.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말한다.

“엄마! 달콤한 거 먹고 싶어. 우리 슈퍼 갈까?”

“엄마가 아주 아주 달콤한 고구가 맛탕 해놨어. 그거 먹자!”

"에이~ 그거 말고 사탕 먹고 싶은데."

"사탕은 어제 먹었으니까 오늘은 우리 고구마 맛탕 먹는 게 어때? 진짜 진짜 달콤해~"

"흠,, 알겠어. 그럼 사탕은 다음에 사줘."

"응 그러자. 얼른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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