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위해 공간을 사 본 적이 있나요?
3~4년 전, 옷을 걸기 위해 작은방에 시스템 행거를 설치했다. 장롱에 전부 들어가지 않는 옷 때문에 설치를 했었는데, 옷의 양을 줄이면서 시스템 행거는 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어떻게든 사용을 해보려고 고민중이다. 장롱 안에 있는 옷을 시스템 행거에 걸어볼까?
아이들의 다양한 장난감을 수납하기 위해 구매했으나, 결국 아이들은 놀던 장난감 위주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고, 정리함에 들어있는 장난감은 오히려 잘 가지고 놀지 않는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두기 위해 대용량의, 바퀴가 달리고 뚜껑이 있는 수납 바구니를 구매했다.
수납 바구니 안에 넣어두었던 물건은 역시나 사용하지 않았고, 어렵게 바구니를 비웠지만 올해 딱 한 번, 여행 갈 때 물건을 넣는 용도로 사용했다. 오히려 큰 부피 때문에 보관이 어려울 지경이다.
조금 더 편리하게 살기 위해 갑자기 필요한 물건을, 미처 사지 못했던 물건을 새벽 배송으로 받곤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가 있다. 새벽배송을 받는 장바구니가 있는데, 이 장바구니를 문 밖에 내어 놓지 않으면 또 다른 장바구니에 물건이 담겨진다.
그렇게 되면 접혀지지도 않는 커다란 장바구니 2개를 보관해야 한다. 커다란 장바구니를 두 개나 놔둘 곳도 없고, 얼른 하나는 치우고 싶어서 또다시 새벽 배송을 주문한다. 굳이 사지 않아도 될 물건을 사느라 돈을 쓰고, 나의 부주의로 하나 더 받은 장바구니를 돌려주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다.
마스크를 한창 많이 샀을 때 마스크를 위한 <수납함>을 사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결론적으로는 마스크를 보관하기 위한 수납함을 사지 않았다.
대신, 컴퓨터 책상에 붙어있는 제일 윗칸의 서랍 하나를 비워 곳을 마스크 수납함으로 만들었다. 현관과 가장 가까운 방에 있어 외출하면서 서랍안에서 마스크를 꺼내어쓰기 안성맞춤이다. 서랍 한 칸을 마스크를 넣는 공간으로 만든 지 2년이 다 되어가고 있고, 여전히 잘 사용하고 있다.
물건을 위한 공간을 살 때에는
신중, 신중, 신중
얼마든지 신중해도 좋다.
물건이 흔해진 세상에서
'없으면 사지 뭐.'
'다 쓰면 또 사면 되지.'
'망가지면 새 걸로 사지 뭐.'
라는 생각이 들어서 물건을 함부로 사용할 때가 있는데, 그럴수록 물건을 살 때 <신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