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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꽃작가 Sep 04. 2021

[살림에 대하여] #5 엄마, 나만의 서재가 있나요?


집에 책장이 3개 있다. 5단 책장 하나, 3단 책장 2개. 신혼 때부터 함께 했던 5단 책장에는 부부의 책들로 가득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크면서 책장 2개를 더 들였다. 새로 산 2개의 책장에도 어느새 아이들의 책으로 가득하다 못해 넘치기 시작했다.


© Free-Photos, 출처 Pixabay


5단 책장에 있던 나와 남편의 책을 모두 빼고, 아이들의 책으로 채웠다. 아이들의 책은 5단 책장과 3단 책장 하나에, 남은 3단 책장에 부부의 책을 정리하면서 많은 책을 비웠다.


'이제 남은 책이 얼마 없네.. 열심히 읽고 비울 건 비워야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책장에서 책을 꺼내어 읽는 일이 드물었다. 아이들의 책만 읽어주었지 정작 내 책을 읽기위해서는 책꽂이까지 손이 뻗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만의 작은 서재>를 만들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단 한 페이지라도 읽기 위해서.


가장 자주 드나드는 주방 한편에, 북스탠드로 양쪽을 지지해 주고 읽고 싶은 책들로 채웠다.

드디어 나만의 작은 서재가 완성되었다!


주방 한 켠, 나의 작은 서재


<주방에 나의 서재를 만들고 나서 생긴 가장 큰 변화>


하나. 아무 때나,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고 싶어서 식탁을 늘 치우게된다.


둘. 식탁에서 책을 읽으니 아이들도 덩달아서 식탁으로 책을 가져오고 스케치북을 가져와서 그림을 그린다.


셋. 나의 서재 방을 갖고 싶다는 꿈이 생기고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음 과정으로 나아갈 의욕이 생겼다.


책을 읽는 것, 독서에는 글자를 읽고 생각을 하는 행위를 넘어서는 어떤 힘이 있다.


전업주부로 살면서 육아와 살림이 내 생활의 대부분인 지금. 경제 활동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나와 돈 버는 일 사이의 벽을 세우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벽이 점점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육아를 하면서도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고,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믿음이 생기면서 다시 의욕이 솟아오른다.


현재의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들을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내 상황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내 꿈을 꿈으로만 남겨두지 않기 위함이다.


오늘도 나는 틈이 날 때마다

식탁에서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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