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좋은 백만 가지 이유

길을 묻다

by 솔트다움 박연희

감사일기 Day 3


가끔 친정 아빠랑 병원 데이트를 한다. 멀지 않은 병원을 천천히 같이 다녀오면서 입이 아프도록 이야기를 나눈다. 다 큰 딸이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을까 싶지만,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인생의 선배이고 비즈니스의 선배인 아버지와의 대화는 나에게 노다지이다. 40이 넘도록 세상을 살았지만 아빠랑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생각지 못했던 세상의 이치를 듣게 될 때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아직도 배울게 남았단 말인가. 아무래도 나는 평생을 배울 운명인가 보다.


배울 게 있거든 세 살과도 친구가 되어라


오늘 아빠가 남기신 명언이다. 세상 내가 다 아는 것 같고 똑똑한 것 같고. 자만에 빠지기 쉬운 나이가 또한 우리 나이다. 부동산도 한 군데만 다녀와서 이러쿵저러쿵 그 얘기가 100 인 듯이 이야기를 하면 바로, "최소한 세 군데에는 물어봐라" 하신다. 회사를 떠났다고 벌써 감을 잃은 것인가. 당연한 것을 간과했다. 견적, 문의, 조사는 최소 세 군데. 상기시켜 주신대로 세 군데 정도 물어보니 3인 3색 다 다른 이야기를 쏟아낸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진다.



오늘의 감사

1. 어제 받은 코로나 검사에서 가족 모두 음성이 나왔다.

2. 머리 관리를 잘해봐야겠다 마음이 먹어졌다.

3. 아빠와 점심을 함께 먹었다.

4. 또 하나의 작은 깨달음을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5. 오랜만에 새벽 기상을 해서 온갖 뻘짓을 했다.

6. 아침부터 마스크팩을 얼굴에 붙인 엄마를 아이들이 너그럽게 이해해줬다.



감사로 인해 달라진 일상

1. 글을 조금 더 쓰기 시작했다.

2. 타이핑 속도가 조금 더 빨라졌다.

3. 음악을 틀어놓고 또각또각 거리는 시간이 기분전환이 된다.

4. 기대와 기쁨으로 충만한 느낌이, 아주 조금 든다.

5. 무기력이 조금 빠져나간 듯하다.



마음이 깨달음으로 벅차오르는 순간들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아이들이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도로 바꾸어야지. 아이들을 위해서 매일 기도해 줄 수 있는 것은 부모, 조부모뿐이니까. 기도하자.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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