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새해 계획

찰나의 행복을 붙잡기 위한 특단의 조치

by 솔트다움 박연희

"자 다 같이 기도하자"


자기 전 다 같이 손잡고 기도를 하자는 아빠의 말에, 큰 아이가 말씀 카드 케이스를 손에 쥐고 그것이 마치 휴대폰인 것 마냥 버튼 몇 개를 마저 툭 툭 툭 누르더니 옆에 내려놓는다. 아이의 그런 모습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이 눈앞이 번쩍했다. 휴대폰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반응하느라 앞에 있는 사람에게 대한 반응을 늦추는 태도. 뭘 보고 배웠겠는가. 영략 없는 나다. 빠져나갈 구멍 따위 없다.




아이는 왜 말씀 카드 케이스를 휴대폰으로 둔갑시키는 놀이를 갑자기 생각해 낸 것일까? 그것도 하필 새해에 대한 결심을 하며 보내는 한해의 마지막 날. 애들이 어른들 따라 하는 게 하루 이틀 일인가. 난 왜 그 모습이 이리도 충격인 것인가?


그것을 본 이상 나의 행동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디지털 디톡스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휴대폰 사용에 대한 원칙은 있어야겠다.


1. 먼저, 일할 때를 제외하고 휴대폰으로 과연 나는 무엇을 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 카톡, 네이버 뉴스, 인스타그램, 주가 확인, 유튜브로 강의 듣기, 밀리의 서재로 책 읽기


2. 이 중에서 반드시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는지 생각해본다.

: 냉정히 얘기하면 집중 사용 시간은 필요하지만, 반드시 수시로 사용해야 하는 항목의 usage는 하나도 없다.


3. 집중 시용 시간과 휴대폰 본연의 역할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는 휴대폰 설정에 대한 규칙을 정해보자.

. 집중 사용 시간 : 아침 9시 (10분), 일하는 시간, 점심시간 SNS (15분), 오후 3시 (10분), 저녁 8시 (10분)

→ 아이들과 하루 종일 붙어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모두에 해당한다.

. 휴대폰 알림 설정 : 전화 & 유치원 앱 알림 & 스카이프 알림, 진동 아닌 소리로 볼륨 크게


4. 기대되는 유익은 무엇인가?

'아이들과의 찰나를 붙잡는 것'


해야 할 일들이 마음을 짓눌러 아이들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조급한 마음에 휴대폰을 잡고 있었다면, 내 맘을 짓누르는 해야 할 일들을 해치울 수 있는,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반드시 새벽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언제인지 냉정한 상황 파악이 필요하다.


또 하나, 집중력을 키우자. 어떤 상황에서도 몰입할 수 있는 집중력이 있다면 버려지는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위의 두 가지가 선행되어야 육아 효능감도 올라간다. 스트레스를 쌓이지 않게 하는 방법이 휴대폰 사용 시간 줄이기, 몰입할 수 있는 시간 확보하기, 집중력 기르기라니.. 참 지루하지만 너무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새해 실천해보고 싶은 싶은 화룡점정은,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만들어서 남은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 취미생활을 아이와 함께라니, 시간 테크인 동시에 아이의 정서에도 도움이 되고 나 스스로도 뿌듯하겠지. 보드게임? 오목? 영화보기? 뭐하지? 그런 게 있기는 한 것일까? 혼자만의 시간이어야 하는 거 아냐? 그래도.. 혹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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