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의 내용보다 내가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더 중요한, 난 그런 인간이었다."
조금 다르게 살았다면
미련하게 살아온 인생, 그 때문에 손해 본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리 살지 않았다면?이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한다. 참 오래도 난 '공부'가 본업으로 여겨지는 것이 마땅한 학생이었고, '학생'에게는 공부가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했었던듯하다. 그런 생각에서 가끔이라도 벗어났다면? 학생 시절 체력이 안돼 빌빌 거리며 쏟아지는 잠을 겨우 버텨내는 몸뚱이를 붙잡고 책상 앞에 버티고 앉아 있는 것 대신 친구들과 소소한 추억을 쌓았다면 학창 시절이 조금은 그리워지지 않았을까? 중국에서 하루 종일 중국어를 붙드는 것 대신 현지 여행사라도 따라서 죽어라고 여행을 다녔다면? 그때 가본 황산이 평생 내 눈앞에 아른거리며 순간순간 황홀해지는데.. 더 많은 광경을 눈에 담아둘 수 있지 않았을까? MBA 2년 중 가장 길었던 여름 방학, 꼭 인턴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때 그 3개월, 해외 단기 선교를 갔으면 어땠을까?
내가 매 순간 판단 기준이 되었던 '가치'라는 것에 너무나도 깊이 박힌 고정관념에 분명 문제가 있었다. 세상이 정해놓은 답을 마치 법인 양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내 성격에도 문제가 있었다. 내 자식이 나처럼 살기를 바라는가 하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너무나 단호하게, "NO".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을 돌려 살아온 인생을 다시 살고 싶은 생각은 1도 없다. 시간을 돌린다고 해도 나는 매 순간 같은 선택을 했을, 나는 그런 인간이다. 나의 생각은 오히려 더 강하고 논리 정연해질뿐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가 보다 내가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목표지향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을 넘어서는 어떤 것임에 틀림없다. 가치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그 가치가 나의 삶의 가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 않을 때, 급격히 무기력해지는 것을 발견한다.
나만 그럴까?
'가치' 다시 쓰기
인생을 다시 쓰고 싶지는 않지만 점검해가고픈 한 가지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며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것이다. 그것이 내 심장을 뛰게 하는지? 그것이 지금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인지? 그것 없이 산다면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 것 같은지? 나는 그것을 위한 일들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은지? 지금이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라는 질문들에 대해서 대답을 하며 내 안에 점점 더 강한 확신이 든다면 그것이 내가 붙들어도 되는 나의 의사결정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은 생각은 발목을 잡을 뿐이다. 단순해지자. 일단 작은 가치 하나를 잡으면 그것이 확장되기 마련이다. 기억하자. 일의 확장 이전에 가치의 정립이 먼저다.
마지막으로, 여유를 가질 것
때로는 소설 한 권 펴 들고 따뜻한 볕 아래 꾸벅꾸벅 졸고만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소설을 골라 들고 하고픈대로 해보는 것이 '충전'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은 건 아닌지.
'다 때려치우고 싶다'라는 마음은 어쩌면 '조금 쉬고 싶다'는 내 몸과 맘의 메시지 일지도 모른다. 쉬고 싶을 때는 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지 않고, 그저 쉬면서 다음을 '구상'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내가 정한 가치를 실현해 가는 여정의 지름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정하는 것. 그것은 어쩌면 나로 하여금 '큰 꿈을 꾸게 하는 몸부림' 인지도 모르겠다. 내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고 일상의 무료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답게 살아보고자 하는 몸부림 말이다. 그렇다고 누가 등 떠밀며 강요하는 것도 아니지만.. 까짓 거 생각이나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