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맞을지도 모르는 이야기
가만히 내 맘을 들여다보니 난 아이들 방학이 그리 싫지 않은 것 같다. 방학 때 아이들과 엄청 잘 놀아주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치밀하게 시키는 것도 아니면서. 아이들이랑 아무 때나 끌어안고 뒹굴거릴 수 있음이 좋은가보다. 종일 간식 밥 간식 밥을 반복하며 체력을 바닥까지 끌어 쓴 후 하루를 마감하며 신랑이랑 식탁에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참 중독성 있다. 나도 참.
힘든데 뿌듯하다고?
사실 방학에 접어든 오늘 하루도 참 애쓰며 살았다. 모기에 피부가 부어 오른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과 약국을 두 번이나 오르락내리락하고 느닷없이 태권도 수업을 체험해보고 싶다는 아이를 넣어놓고, 데리러 가고... 땀이 범벅이 되어 그리 애쓴 시간들이 지나고, 하루가 저물고, 아이들과 씻고 나와 앉으면 그렇게 뿌듯하고 개운할 수가 없다. 쓰고 보니 더. 나 참 이상하네.
이번 방학은 '싫지 않다'가 아니라 '너무 좋았다' '행복했다' '한 뼘 더 성장했다'가 되었으면 좋겠다. 많이 웃고, 많이 웃기고, 덥지만 많이 손잡아주는 한 달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지내는 시간 동안 나도 가득히 충전되고 마지막 분기를 살아갈 힘을 얻겠지.
너희 덕분에 쉬어갈 핑계도 얻었네.
참 참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