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밤에 꿈고래랑 나이아가라폭포에 갈 거야. 거기서 배 타고 폭포 가까이까지 가서 폭포 미스트로 온몸을 적시고 폭포 사이로 얼굴을 빼꼼히 내미는 꿈고래를 타고 다시 집에 올게. 가지 말라고 하면 안 돼. 너무 재밌겠지? 나만 갈 수 있어 아무도 따라오면 안 돼.
꿈고래랑 여행을 가려면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어. 간식을 담을 배낭이랑 성능은 좋은데 가볍고 고장은 절대 나지 않는 카메라가 필요해. 그리고 물에 젖지 않는 노트와 펜도. 세계 어디서든 쓸 수 있는 신용 카드도 있으면 좋겠다. 가는 곳마다 맛있는 것들이 보이면 먹어볼 수 있게 말이야. 사실 가장 필요한 건 여행을 같이 갈 친구인데.. 누가 좋을까? 엄마! 얼른 엄마에게 내일 여행을 떠날 거라고 이야기해 줘야겠어. 엄청 좋아하겠지? 엄마는 내가 말하자마자 가방을 싸기 시작할 거야. 아무도 따라오면 안 된다고 해놓고 왜 엄마는 데려가냐고? 내 맘이지! 매년 여행을 가자고 이야기하는 엄마에게 "어떻게 그래!"라고 이야기했던 게 늘 마음에 걸렸어서 그래. 한 번만 봐줘. 엄마는 나에게 살면서 후회할 일들이 생긴다고 했어. 난 다 잊으라고 했지만 정작 나에게도 후회되는 일들이 이미 한두 가지가 아닌걸. 어쨌든! 이번 여행은 엄마랑 다녀올게!
꿈고래랑 하는 여행의 최고로 멋진 점은 뭔 줄 알아? 멀리서 멋진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거야. 숨이 막힐 것처럼 멋진 자연의 모습을 멀리서 한눈에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죽기 전에 꼭 다 보고 싶어.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다스리라 하신 이 땅의 모습 구석구석을 말이야. 더 어렸을 때는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어. 재미있는 것들만 좋았거든. 그런데 언제부턴가 눈으로 본 자연의 풍경들이 기억 속에 남기 시작했어. 내 키의 몇 배나 되는 지중해의 높디높은 파도, 해가 뜨면서 그 색을 드러내던 시내산의 붉은 돌들, 높게 올라간 만큼이나 깊은 계곡 안개 사이를 날아다니던 황산의 제비들. 꿈에서라도 절경을 보고 싶다는 기도를 하기도 했고 정말 크리스털처럼 맑은 물이 눈앞에서 높은 벽을 이루듯 높게 파도쳐 올라가는 꿈을 꾼 때에는 같은 꿈을 꾸게 해달라고 일주일 내내 기도했다니까.
이번에 꿈고래랑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고 싶은 이유는 뭐냐고? 마지막으로 그곳을 보고 돌아오면서 죽기 전에 다시 오게 될까 생각했었어. 눈앞 시야를 폭포가 꽉 채웠던 기막힌 풍경을 떠나오는 것이 아쉬웠던 건지 그때 그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아쉬웠던 건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고래 등위에 올라타서 별이 반짝이는 밤을 날아다니면 참 상쾌하겠지? 엄마는 또 얼마나 좋아할까? 참 행복했다 함박웃음을 지어주면 나도 엄청 행복할 것 같아. 꿈고래가 자주 와주면 좋겠어. 가고 싶은 곳이 계속해서 생각날 것 같거든. 항상 갔던 곳도 밤에 가면 또 다르고 신이 날 것 같아. 해방감과 자유로움. 재미있고 춤이 저절로 나오는 신나는 마음. 꿈고래와 함께 놀러 갈 생각만 하면 내 마음이 그래. 그 마음이.. 어렸을 때의 내 모습이었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