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부터 비워야 할까?

공간부터 비우기로 했다

by 루틴포미


일단 비우기로 다짐을 했는데, 어디서부터 비워야 할지 막막했다. 무엇부터 비워야 할까 고민하다가 가장 만만한 공간부터 비우기로 했다.


생각이나 습관, 감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내가 이런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와, 내 안에 이런 감정이 있었구나!" 싶을 때도 있다. 이렇게 눈치라도 채면 다행이다. 아직 내가 알아채지 못한 나의 생각, 습관이나 감정들도 분명 내 안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간과 물건은 일단 눈에 보인다. 그래서 비우고 정리하기가 그래도 가장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지내는 공간이 정리된다면, 나의 마음과 생각, 더 나아가 내 인생을 정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다.


'정리의 힘'에서 곤도 마리에는 집안을 정리하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정리를 통해 우리는 인생에서 무엇을 남기고 버릴 것인지, 어떤 행동을 하고 하지 말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고, 내게 꼭 필요한 것들만 붙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 일단 공간을 비우고 정리해 보기로 했다.



곤도 마리에는 물건을 남길지 버릴지 결정할 때 그 기준을 '나를 설레게 하는가?'로 두라고 했다. 물건을 만졌을 때 설레면 남기고,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과감히 버린다.


그런데 나는 그 설렘이라는 것이 조금 애매하게 느껴졌다. 물건을 붙잡고 '설레나?' 질문을 해보는데 설레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었다. 그래서 하나의 기준을 더해 보았다. 일단 내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하루를 머릿속에 상상해 본다. 그리고 이 물건이 그 하루에 어울리는 물건인지 생각해 보았다.


예를 들어, 나의 완벽한 하루의 아침은 운동으로 시작한다. 지금도 나는 매일 아침 AB슬라이드로 운동을 하고 있다. 10년이 지나도, 나의 가장 이상적인 하루는 AB슬라이드와 시작될 것이다. 그 하루를 상상하면 설렌다. (이런 내가 이해가 안 가는 분들이 많을 것 같지만 개인 취향이니 양해 부탁드린다.)


반면 목이 다 늘어난 후줄근한 티셔츠는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하루에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그럼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라고 해도 과감히 버린다.


무작정 물건을 집어 들고 '설레나?'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디테일하게 '이 물건이 나의 설레는 하루에 들어맞는가?'를 질문해 보니, 나의 설레는 하루에 멤버가 될 물건들에서는 설렘이 느껴지고, 나의 완벽한 하루에 어울리지 않는 물건들에게서는 약간의 거부감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좀 더 확실히 설렘을 구분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기준을 적용해서 내 설레는 물건들만 남긴, 나만의 설레는 공간을 만들어볼 요량이다. 나의 완벽한 하루에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어 보려 한다.


눈을 감고 그 공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입가에 절로 피어오른다.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k_routine7/

브런치 매거진 : https://brunch.co.kr/magazine/bium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비워야 채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