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버리기가 참 어렵다

하지만 내 마음의 짐이 되기 전에-,

by 루틴포미


가장 먼저 침대 맡부터 살펴본다. 나의 침대는 헤드에 LED조명이 달려있는 수납공간이 있다. 2단으로 되어 있는데, 그 공간이 참 알차게 차있다.



먼저 눈이 가는 것은 인센스 홀더 1개와 향초 홀더 2개이다. 흠... 이게 세 개씩이나 있을 일인가? 게다가 모두 몇 번 사용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동안 치워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건, 모두 선물 받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선물은 참 버리기가 어렵다. 이미 스쳐간 인연들이 남기고 간 선물일지라도 버리기가 참 어렵다. 아마 그 선물을 고를 때 들였던 그 사람의 정성과 시간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문득 받았을 때 기뻤고, 몇 년 동안 그 물건이 내 공간에 놓여 있는 것을 볼 때마다 감사하고 기분이 좋았으니 선물로의 기능은 어느 정도 다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자신을 유용하게 써 줄 사람으로 만나 본디 자신의 기능으로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새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단톡방에 사진과 함께 원하는 사람이 있는지 메시지를 돌렸다. 부엉이 모양의 캔들 홀더와 사슴 모양의 캔들 홀더가 친구들에게 낙점되었다. 그래서 아직 쓰지 않은 향초들과 함께 가져다주었다.



나눔을 하고 얼마 후, 부엉이 캔들 홀더를 받아 간 친구로부터 향이 정말 좋다고, 잘 쓰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잊혀진 존재로 빛나지 못하고 있던 하얀 부엉이가, 제 주인을 찾아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래, 이제 새 주인을 만나 빛도 내고, 향기도 뽐내고 하렴.



추억이 담긴 선물은 버리기도, 나눔을 하기도 참 망설여진다. 하지만 그 물건이 내 마음의 짐이 되기 전에 감사의 마음과 추억만 간직하고, 물건 자체는 더 유용하게 사용해 줄 주인을 찾아주는 게 때로는 현명한 선택이라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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