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_체코
체코 프라하에 도착했다. 프라하는 내가 정말 방문하고 싶은 도시 중 하나였다. 유럽 3대 야경도시 중 하나이자, 스카이 다이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다른 도시에서도 스카이다이빙을 할 수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과 프라하 시가지를 바라보며 뛰어내리는 체코의 스카이다이빙이 더 인기가 좋았다. 스카이다이빙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서, 다른 버킷리스트들보다 우선순위에 있었다.
개인적으로 스카이다이빙을 꼭 해보고 싶은 이유가 있었다. 나는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있다. 결혼식 때, 신부를 천사로 만들어 주고 싶다. 신부가 천사가 되기 위해서는 하늘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부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방법으로 스카이다이빙을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꼭 스카이다이빙을 직접 해보고, 신부에게 안전하게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스카이다이빙을 해본 지금 이 시점에서,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직접 해보니, 신부화장과 웨딩드레스가 심하게 망가질 것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체코 프라하의 중심광장인 바츨라프 광장으로 향했다. 시티은행 ATM에서 체코 화폐를 인출하여, 프라하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프라하의 까를교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것을 부탁했는데, 역시 한국사람들이었다. 자연스레 말을 나누고, 자연스레 우리는 동행이 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일정이 맞아서, 체코의 스카이다이빙까지 같이 예약하고, 같이 하게 되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러 가면, 먼저 서약서를 작성한다. 내용은 현재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는 것과 비디오 영상 추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스카이다이빙 영상 비디오를 찍는 것은 한 명의 카메라맨이 더 뛰는 것이므로, 비용이 더 추가된다. 카메라맨은 보통 팔에 고프로를 달고 영상을 찍는다. 스카이다이빙 전에 정확히 어떤 각도로 찍어달라고 요구하면, 요구한 대로 찍어준다. 그 당시 나는 비디오를 포함해서, 총 한화 30만 원을 지불했다.
내 차례가 올 때까지 대기실에서 대기해도 되고, 야외에서 대기해도 된다. 나는 아침을 안 먹어서, 대기실에서 햄버거 하나를 먹으면서 차례를 기다렸다. 참고로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안 먹는 것이 좋다. 드디어 내 순서가 되어서, 스카이다이빙 옷으로 갈아입었다. 비행기를 타기 전, 각자의 파트너를 소개받고 두 가지 자세 교육을 교육받는다. 하나는 바나나 자세다. 바나나 자세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려서 자유 낙하하는 동안 취하는 자세로서, 머리와 다리를 뒤로 젖혀 몸을 바나나 모양을 만드는 자세다. 또 다른 하나는 착지 시 자세로, 착지 시 다리를 힘껏 하늘로 드는 것이다. 착지는 파트너가 해주기 때문에, 나의 다리는 도움이 안 된다. 자세 교육이 끝나고,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향한다. 비행기 엔진 소리가 커질수록, 하늘의 고도는 높아졌고, 나의 심장은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4,000m 상공에 도착했을 때, 나는 하늘로 힘차게 뛰어내렸다. 비행기에서 처음 뛰어내리는 그 순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늘에 몸을 던지는 그 순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눈 앞에 펼쳐지는 프라하 구 시가지의 아름다운 광경도 잠시, 강속의 자유낙하가 시작된다. 모든 강속이 내 몸을 뚫고 들어오며, 나는 바람을 가르며 지상으로 떨어진다. 한 마리의 새가 되어 날고 있다는 느낌을 주던 40초의 자유낙하. 그 짧은 순간의 전율은 아직도 생생하다.
자유낙하가 끝날 때쯤, 낙하산이 펼쳐지며 우리는 갑자기 하늘로 올라간다. 낙하산을 타고 바람에 따라 부드럽게 낙하할 줄 알았지만, 지금부터 또 다른 재미가 시작된다. 낙하산에는 턴(Turn)이라고 불리는 기술이 있었다. 낙하산 줄을 한쪽으로 잡아당기면서, 360도 회전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하늘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왔다. 그 스릴과 경험은, 추천이 아닌 무조건 해봐서 느껴봐야 하는 것이다. 체코로 여행을 가는 친구가 체코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추천해달라고 한다. 나는 체코의 꼴레뇨와 맥주도 좋지만, 하루는 시간을 내서 스카이다이빙을 꼭 하고 오라고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