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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win Feb 13. 2019

#22 노후를 보내고 싶은 도시, 포르토

유럽_포르투갈

 포르투갈이라는 이름은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세계 최초로 지구를 일주한 마젤란이 포르투갈 출신이라는 것을 제외하고, 포르투갈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중학교 때부터 중세 세계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나라이므로, 이름 자체는 익숙했다. 나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나라에 와 있었다. 포르투갈에서 1주일을 여행하고, 포르토라는 도시에 반했다.


동 루이스 1세 다리 위에서 강으로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들

 포르투갈의 리스본 여행을 마치고, 북쪽의 포르토로 넘어왔다. 먼저 포르토의 랜드마크인 도우루 강을 보러 이동했다. 항구마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도시였다. 도우루 강은 한강의 물줄기를 연상시키듯, 도우루 강을 기준으로 시가지와 와인 지대로 나뉘어 있었다. 도우루 강으로 인해 갈라진 두 마을을 있는 다리가 동 루이스 1세 다리다. 아치형의 다리는 관광객에게 포르토의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포르투갈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놀이터다. 아이들은 다리 위에서 강으로 다이빙을 하며,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리베리아 거리

 동 루이스 1세 다리를 기준으로 한쪽 옆으로 오색 창연 한 집들이 보인다. 그 거리를 리베리아 거리라고 부른다. 포르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인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며,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인 것은 나의 주관적인 의견이다. 동 루이스 1세 다리는 위에서도 건널 수 있고, 밑에서도 건널 수 있다. 나는 포르토 대성당도 볼 겸, 위에서 건너기로 했다. 대성당에 도착하니 결혼식을 하고 있었다. 


대성당 앞의 클래식 카

 유럽은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재미있는 점은 신혼여행 자동차로 클래식 카를 많이 애용했다. 결혼식 커플 세 쌍을 우연히 봤는데, 모두 준비된 클래식 카를 타고 이동했다. 여행에서 우연히 보게 된 결혼식이었지만,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포르토의 대표음식, 프란세지냐

 포르토를 한 바퀴 걷고 나니, 배가 허기졌다. 포르토의 유명한 음식 프란 세지냐를 먹으러 갔다. 프란 세지냐는 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로서, 누가 봐도 고칼로리의 음식이다. 그만큼 맛있다. 


포르토의 야경

 배를 채우고 나서, 다시 동 루이스 1세 다리로 갔다. 다리에서 시가지를 바라보는 잔잔한 야경은 아름다웠다. 다리에서 리베리아 거리를 내려다봤다. 리베리아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은 저녁에 전등이 아닌, 촛불을 켰다. 그 날 하루 정전이 되어서 촛불을 사용했는지, 아니면 원래부터 촛불을 사용했는지 모르지만, 그 촛불은 리베리아 거리 분위기에 한 층 더 낭만을 더했다. 

포르투오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코임브라에서 대학을 나오고, 리스본에서 일을 하고, 포르토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한다. 포르토를 걷다 보면, 그 말에 공감을 하게 된다. 알록달록한 집들, 동 루이스 1세 다리, 도우루 강과 강을 지나가는 유람선 그리고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는 사람들까지. 저녁이면 늘 찾아오는, 동 루이스 1세 다리 밑으로 펼쳐지는 시가지의 잔잔한 야경. 더불어 빠질 수 없는 고칼로리의 프란 세지냐 와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적당한 포르토산 와인 한 잔. 포르투갈 사람들이 왜 노후를 포르토에서 보내고 싶어 하는지 공감이 갔다. 내가 유럽에서 살 기회가 있다면, 한 번 정도는 포르토에서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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