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진짜와 가짜(眞僞)를 구별하는 방법은 별 다른 것이 아니다. 단지 글이 '의도함이 있는가'(有意) 그리고 '의도함이 없는가'(無意)를 구별하는 데에 있다. 의도함이 없다(無意)함은, 부득이(不得已)해서 말한 것이다. 부득이(不得已)해서 말을 한다는 것은, 말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꼭 필요한 말(不可少言)이기 때문이다. 부득이해서 말하는, 꼭 필요하여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반드시 전해지게 된다. 의도함이 있다(有意)함은, 마땅히 그쳐야 하는 대목에서도 그치지 않은데서 찾아볼 수 있다. 당연히 그쳐야 하는데도 그치지 않는다면, 읽는 사람이 싫어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한걸음 더 나아가, 남들을 기쁘게 하고 자기를 돋보이게 하려고, 글자와 글귀(字句)를 애써 공교롭게 꾸미려 한다. 이러한 방법은 취하면 취할수록 글을 더욱 추하게 만들 뿐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글의 평가를 하다보면 백에 하나라도 틀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가환(李家煥, 1742~1801),『詩文艸』夏, '眞愚艸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