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정문일침

바르게 고쳐쓰기

by 파르헤시아

교묘하게 꾸민 말은 쉽게 눈길을 끌지만, 졸렬한 표현은 감추기가 어렵다. 이러한 말의 티는 실로 백옥의 흠집보다도 심한 것이다. 단 하나의 단어나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여,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모호한 글은, 얼핏 보면 마치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들을 전체적인 글의 맥락에서 자세히 헤아려 본다면, 뜻이 성립되지 않거나 아무런 내용도 담고 있지 않은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감정을 감추거나 속이는 그릇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남다른 무언가를 과시하고자 하는 문장 작법의 허풍스러운 병폐라 할 수 있다. 병폐는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단청(丹靑)의 색깔은 처음에는 밝고 뚜렷하지만 나중에는 그 빛이 바래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장이란, 성인의 문장들이 그러하듯이, 오래될수록 더욱 광채를 드러낸다. 그런즉 만일 짧은 시간에 오류를 고치고 다듬을 수만 있다면, 아무리 천년의 세월이 흐른다 해도 부끄러울 것이 없을 것이다. 활의 명인 후예(后羿)가 활을 쏘아 빗나가는 일이 있었고, 말을 다루는 명인 동야직(東野稷)도 말을 몰다가 실수를 한 바가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재주를 지닌 사람이라도 잘못때문에 사과하는 경우가 많다. 기록으로 남은 문장은 어느 한 곳이라도 오류가 있게 되면 천년의 세월이 흘러갈지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문장에 결함이나 오류가 없도록 고치고 다듬는 일은, 선한 일을 하는 것에 버금가는 일이다.


-유협, 문심조룡, 41장 지하(指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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