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사무치게 외로운 날이 있다. 가족도 날 달래주지 못하고, 책 읽기나 영화보기도 귀챦은 그런 날이 있다. 이럴 때 나는 친구를 생각한다. 연락해서 술이나 한잔 할까? 그러나 이내 그만두고 만다. 가슴 한쪽이 텅 빈듯 하지만 그대로 두기로 한다. 비어 있는 채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중요한 것은 그 빈 공간을 참고 견디는 일이다. 삶은 이런 것이다. 좋은 친구는 그 빈 공간을 채워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 공간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그 공간을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우정의 제 1요건은 상대방을 자유롭게 해 주는 것이다.
-이승수, 『거문고 줄 꽂아놓고-옛 사람의 사귐 』(이승수 지음, 돌베개/ 200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