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을 쓰는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되고 그것에서 그친다. 진실은 한 사람의 소유물이 될 수 없고 이웃과 나뉘어야 할 생명인 까닭에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했다. 그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다. 그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영원히 그러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괴로움 없이 인간의 해방과 발전, 사회의 진보는 있을 수 없다. 우리들의 의식 속에서 우상들이 허물어진다고 해서 이 현실 속에서 행해지고 있는 우상들의 지배까지 실제적으로 허물어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상들의 현실적 지배는 현실적으로, 즉 실천적으로 타도되어야 한다. 계몽에 의한 의식의 변화는 실천에 의한 현실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리영희( 『우상과 이성』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