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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Jul 08. 2020

여론과 고정관념

사람들 머리 속에 존재하는 그림들, 즉 그들 자신에 관한 것, 다른 이들에 관한 것, 그들의 욕구들에 관한 것, 목표로 하는 것 그리고 관계에 대한 그림들, 그것이 바로 그들의 여론(Public Opinions)이다. 그러한 그림들은 무리를 이룬 집단들에 기반하여 행해지거나 집단의 이름을 가지고 개별적으로 드러나고 행해진다. 여론(Public Opinions)은 의미있는 내용의 편지들을 담고 있는 그림이다. 뉴스의 기능은 어떤 사건을 알리는 것이고, 진실의 기능은 숨겨진 사실에 빛을 비추고, 그 사실들의 관계를 설정하며, 사람이 행동할 수 있는 현실의 그림을 만드는 것이다. 우연한 사실, 창조적인 상상, 믿으려는 의지, 이 세 가지 요소들 중에서 위조된 현실에 본능적으로 격렬히 반응하는 것이 있다. 왜냐하면 어떤 조건들 아래 놓인 인간은 현실을 대하는 것처럼 허구에 대해서도 격렬하게 반응하며,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반응하고 있는 바로 그 허구를 창조하는데 돕고 있음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행위는 직접적이고 명확한 지식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혹은 그에게 주어진 그림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대부분 우리는 먼저 보고 나서 정의(定義)를 내리지 않고, 정의를 먼저 내린 다음에 본다. 외부 세상의 활짝 열려진 천태만상의 혼돈 속에서 선택적으로 골라낸다. 이때 기초로 하는 것은 우리의 문화가 이미 우리를 위해,  정의(定義)내린 것들과 고정관념화된 형식 안에서 선택적으로 끄집어내는 경향이 있다. 고정관념 시스템은 우리의 개인적인 전통의 핵심이요, 우리의 사회적 위치를 규정하는 핵심일 것이다. 허구가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허구가 진실로 받아들여 진다. 결국 지식은 양심에서 나오지 않고, 그 양심이 다루는 환경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정보의 원칙에 따라 행동할 때, 그들은 사실을 찾아내고 지혜를 사용하려고 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그들이 그 원칙을 무시할 때 그들은 스스로 내부로 들어가 그 안에 있는 것만 찾는다. 지식을 늘리는 대신 자신의 편견을 갈고 다듬는 것이다.


-월터 리프먼(1889~1974), 'Public Opinion'(여론,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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