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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Oct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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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우리는 왜, 그리고 어떤 점에서 우리가 타인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지, 어떤 점 때문에 우리가 그들에게 호감을 주며, 어떤 점에서 우스꽝스러워 보이는지를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 우리 자신의 이미지가 우리에겐 가장 큰 미스테리인 것이다. 사람들 틈에 끼어 사는 한, 사람들이 우리를 보는 모습이 곧 우리일 거라고. ....우리 자아는 포착될 수 없고, 묘사할 수 없으며, 흐릿한 단순한 한 외양인 반면, 너무나 포착하기도 쉽고 묘사하기도 쉬운 유일한 실재는 바로 타인의 눈에 비친 우리 이미지라는 걸 말이야. 그런데 더욱 끔찍한 사실은 자네가 자네 이미지의 주인이 아니라는 거지.물론 처음에는 자네 스스로 그 이미지를 그리려고 애쓰지. 그러다가 적어도 그 이미지에 영향력만이라도 행사하고, 어떻게든 통제를 해 보려 들지만 헛수고야. 자네를 보기 딱한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데는 적의에 찬 쪽지 하나면 족하니까.


-밀란 쿤데라(소설, '불멸', 민음사 2010, 김병욱 역) 


#이마골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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