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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Oct 15. 2020

배움

지식의 한계에 대한 자각은, 곧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틀렸거나 부정확한 것으로 판명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다. 우리의 믿음이 틀린 것으로 판명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염두에 둘 때만이, 잘못된 관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잘못된 관념에서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가능해진다.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렸거나, 또는 최소한 눈에 보이는 단순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이다. 즉, 플라톤의 동굴 비유에서 제기하는 바, 동굴 안에서 눈에 보이는 것이 실체가 아닌 단순히 그림자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처럼 말이다.  과학은 우리의 과거 지식 및 직관에 대한 맹목적 신뢰가 아니라 이런 겸손한 행위로부터 탄생한다. 과학은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말하는 사실로부터 탄생하지 않는다.  과학은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 앞세대 사람들의 축적된 지식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갖는 데서 탄생하지 않는다. 우리가 본질적인 것들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들이 어느 책에 기록되어 있거나 부족의 원로들이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카를로 로벨리(Rovelli, Carlo), 『 Reality Is Not What It Seems, 2015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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