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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Oct 18. 2020

좋은 글

그 옛날 문장가들은 글을 잘 쓸 수 있어서 잘 쓴 것이 아니다. 쓰지 않을 수 없어 쓰다 보니 잘 쓰게 된 것이다. 산천에 안개와 구름이 생기고, 화초와 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다. 우리가 그것을 눈으로 보는 것은, 모두 그 안에 축적된 에너지가 밖으로 드러난 것을 보는 것이다. 그런즉 만약 쓰고 싶은 욕심만 있고 자신의 안에 있어야 할 만한 충만한 느낌과 그것을 밖으로 드러낼 역량이 없다면 어떻게 좋은 글을 써낼 수 있겠는가? 그 옛날 성인(聖人)들은 모두 자기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을 토해내지 않을 수 없어 부득이 그것들을 글로 써낸 것이었다. 이는 부친(소순 蘇洵)의 글을 보고 내가 알게 된 사실이다.


-소식(蘇軾, 소동파 1037~1101), '南行前集敍'(남행전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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