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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Jun 26. 2021

두 개의 자아

모든 쾌락 중에서 가장 최악은, 육체적인 쾌락이 아니라 내면에서 느끼는 영적인 쾌락이다. 즉, 남을 나쁜 길로 내모는 데서 느끼는 쾌락, 높은 자리에서 갑질하고 경기를 제멋대로 쥐고 흔들며 망치는 데서 느끼는 쾌락, 권력의 쾌락, 혐오와 증오의 쾌락 등이다. 사람이, 진정한 인간적인 '자기'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맞서 싸워야만 하는 이유는, 내 안에 존재하는 두 개의 '자아' 때문이다. 그것은 '동물적 자아'와 '악마적 자아'다. 둘 중에서 악마적 자아는 더 나쁘다. 그렇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교회에 꼬박꼬박 출석하는, 속은 지극히 탐욕스럽고 이기적이지만, 겉으로는 매우 도덕적인 독선가가 매춘부보다 훨씬 더 지옥에 가까운 것이다. 하지만, 물론 당연히 독선가와 매춘부 둘 다 아닌 것이 더 낫다.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악이 있다. 그것은 교만과 자만이라는 악이다. 교만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가장 핵심적이고 근본적인 악이다. 악마를 악마답게 하는 것이 바로 이 교만이다. 전적으로 하나님께 맞서는 마음 상태가 바로 교만이기 때문이다. 교만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더" 를 외치게 만든다는 점에서 여타의 악들과는 차이가 있다. 탐욕과 정욕은 동물적 자아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교만과 자만은 악마적 자아로부터 비롯된다. 겸손으로 가는 첫걸음은, 자신이 교만하다는 사실을 먼저 깨닫는 데서 시작된다. 만일 스스로 생각하기를, 자신은 교만한 사람이 아니며 범사에 우쭐대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사실은 매우 우쭐대고 있으며 교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C.S 루이스('순전한 기독교' Mere Christianity.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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