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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Sep 01. 2021

환상

신념만으로는 풀 한 포기도 자라게 할 수 없습니다. 뜻만으로는 풀 한 가닥도 흔들리게 할 수 없습니다. 바람 지나야 풀 흔들리는 것이고 사랑 품어야 풀 자라게 하는 것입니다. 풀 한 가닥 존중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이가 어찌 다른 생명들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 사람을 사랑하고 지킬 수 있겠습니까. 바람 머물던 풀숲이 그립습니다. 불과 며칠 전인데 아득한 옛 일만 같습니다.


-최창남 수필집, 『그래서 하는 말이에요』(꽃자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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