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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Dec 26. 2021

이해와 오해

당신은 지식이 있다. 당신은 알고 있고 또 무엇을 알고 있는지 안다. 당신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 또한 알고 있다.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흔히 말하지만, 막상 그것을 말이나 글로써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은 대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비판적 읽기의 첫 번째 규칙을 다시 설명하자면, "나는 동의한다", 또는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또는 "나는 판단을 보류한다". 당신은 이 세 가지의 발언 중 하나를 말하기 전에, 합리적인 확신을 가지고 "나는 이해한다"라고 먼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의 발언은 당신이 취할 수 있는 모든 비판적 입장을 다 담아낸 것이기 때문이다. 비판하는 것은, 항상 '동의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은 불행한 착각이며 대중적인 오해다. '동의한다'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당신 나름의 입장에서 이미 비판적인 판단과 이해를 거쳐서 나온 것이다. 동의하는 것만큼이나 동의하지 않는 것 또한 잘못일 수도 있다. 이해없이 동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더욱이 일말의 이해조차도 없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무례하고 뻔뻔스러운 일이다. 


-J. 아들러(Mortimer J. Adler, 『HOW to READ a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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