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경마잡이 종(牽馬奴)의 어미는 남양(南陽)의 섬사람이다. 나이 여든이 넘었는데 그 아들을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녀가 안채에 들어와 인사하니 딸아이들은 그녀가 나이 많다 하여 벌꿀을 대접하였는데, 그러자 크게 놀라 바깥문으로 뛰쳐나가 그 아들을 불러 말했다. “내가 꿀을 먹어 봤다. 일찍이 꿀이 다디달다고 듣기는 했지만 엿보다 더 달지는 않으려니 했는데, 지금 먹어 보니 단맛이 비길 데가 없구나. 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 내가 퇴근해 집에 오자 딸아이들이 웃으며 이 일을 말해 주었고, 나도 한 번 웃었다. 그러나 세상에는 엿이 있는 줄만 알 뿐 꿀이 있는 줄을 모르는 사람이 또한 많으니, 어찌 남양 섬 여인네만 그렇겠는가?
-유득공(柳得恭, 1748~1807, 『고운당필기(古芸堂筆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