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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Jul 14. 2022

오류

사람들은 삶의 기준이 낮아지고 있다고 느낄 때 그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대면하기보다 절대자인 악당에게 매달리거나 환상을 품는다. 우리가 벽을 세워 ‘그들’(※자신의 안위와 사회의 안녕을 위협하고 저해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막을 수 있다면, 혹은 ‘그들’을 굴종하는 자리에 묶어놓을 수 있었다면, 긍지를 되찾고 남성성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 이렇게 두려움은 유용한 분석대신 공격적인 '타자화 전략'으로 이어진다. 민주주의의 오류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가장 먼저 구성원들이 자신과 사회의 안녕에 대한 개념을 갖춰야 하는데 여기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편협해지기가 쉽다. 타인의 헌신을 간과하고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계급의 안녕만 사회의 안녕과 동일시하면서 말이다. 대중은 가끔 과학보다 두려움을 따른다. 무지의 토양에서 두려움이 뒤틀린 방식으로 작용하기 쉽다. 두려움과 관련된 지금까지의 서사에 따르면, 나쁜 일들은 쉽게 일어날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진실에 무관심하고 서로의 거짓말을 반복하는 폐쇄적인 집단의 안락함을 선호할지도 모른다. 앞장서서 진실을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자궁과 같은 평온함을 제공하는 지도자의 위안을 선호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두려움의 고통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며 그들을 공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마사 C. 누스바움,『타인에 대한 연민: 혐오의 시대를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임현경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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