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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May 16. 2023

자유로부터의 도피

우리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그 행동의 결과로 받는 고통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에 따른 책임을 회피할 때, 그 책임을 다른 어떤 개인이나 조직 등에 떠넘긴다. 이것은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에리히 프롬은 나치즘과 권위주의에 대한 그의 연구에서 이를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고 했다.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책임지는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백만, 천만의 사람들이 하루하루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시도한다. ...대다수의 환자에게 존재하는 '무기력함'은 자유에 대한 고통을 피하고 싶은 욕망에서 생겨난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삶이나 문제에 대해 책임질 줄 모른다. 그들이 느끼는 무력감은 사실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치유되고 건강해지려면, 조만간 성인의 생활 전체가 개인의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라는 것을 배워야만 될 것이다. 그들이 이런 것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때에만, 자유로울 수 있다. 이런 것을 수용하지 못하면 그들은 영원히 자신들을 '희생자'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가끔 정신치료를 가리켜 '진실 게임' 또는 '정직 게임'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모든 일 중에서서도 특히 거짓말과 대결하도록 환자를 도와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신병의 근본적인 원인 중의 하나는 우리가 들어 온 거짓말과 또 우리가 자신에게 해 온 그런 거짓말이 서로 엉키기 때문이다. 이런 원인은 오로지 정직한 분위기에서만 뿌리째 뽑아 버릴 수 있다. 


-M. 스캇펙(1936~2005), 『아직도 가야할 길』(신승철 이종만 옮김/ 열음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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