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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정문일침

by 파르헤시아

꾼 것을 빚이라고 한다. 꾼 것만 빚이겠는가? 마땅히 나누어야 할 것을 나누지 않은 것도 빚이겠다. 가진 것을 나눌 기회를 흘려버린 빈자리에 빚이 쌓인다. 빚은 길미(이자)까지 얹어서 갚아야 하는데 내 빚은 길미는커녕 늘어나기만 한다. 그러니 나는 빚두루마기다.


-정연순 수필집, 『아무 일 없는 듯이』(소소리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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