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정문일침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르헤시아 Nov 02. 2023

실수는 누구나 한다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인간이기에, 우리는 모두 자신을 정당화하고 해롭거나 부도덕하거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충동을 가지고 있다. 자기정당화는 거짓말이나 변명과는 다르다. 대중을 설득할 때는 자신이 위험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자신을 설득할 때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자기정당화가 공공연한 거짓말보다 강력하고 훨씬 더 위험하다. 실수를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누구나 사리 분별 능력은 가지고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를 하기 마련이지만 은폐할 것인지, (인정하고) 자백할 것인지를 선택할 능력은 있다. 그 선택은 다음 행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실수와 어리석음을 동일하게 보는 신념은 한 가지 통탄할 결과를 야기하는데, 바로 실수를 해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항상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하지만, 실수한 사실부터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정당화라는 '세이렌 요정의 노랫소리'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잘못을 범했을 때 이렇게 말하도록 노력하라. "나는 실수를 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 않으니까". 국민성이나 인성(人性)의 시험은 실수의 여부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실수를 저지른 뒤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 있다. 


-엘리엇 애런슨&캐럴 테브리스, 『거짓말의 진화: 자기정당화의 심리학』(박웅희 옮김, 추수밭 2007),

매거진의 이전글 악의 사악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