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되고 외면 받는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해주는 글과 사진은 은혜와 감동으로 받아들이면서 그들을 소외시키고 외면하고 어렵게 만든 원인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하려는 글과 사진은 너무 과격하고 비판적이라며 외면한다. 이런 코미디가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모습이다. 분명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인들이 무엇에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지갑을 여는지 그것을 잘 아는 장사꾼들은 노련한 글 솜씨와 화술로 그리고 잘 짜인 마케팅으로 어필한다. 때문에 어려운 아이들, 노숙인들, 딱 봐도 불쌍해 보이는 사람들을 돕는 모습이 담긴 글과 사진에는 열광하다시피 하지만, 그들을 반복적으로 양산해 내는 사회 구조와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돔 에우데르 카마라(Dom Hélder Pessoa Cámara)의 말이 생각난다.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자 그들은 나를 성자라고 불렀다. 그러나 내가 가난한 사람들이 왜 굶주리는지에 대해 묻자 그들은 나를 빨갱이라고 불렀다.“
-김디모데, '뒷골목에서 만난 하나님' (선율,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