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적 혹은 사적 생활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스스로를 무장하곤 한다. 감정, 자아, 가치, 궁극적인 믿음 등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것에 직면할 때, 우리는 자신의 방어를 깨부술지 모르는 것에 대항해 자신을 차단해버리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문제를 타인에게 전가하고 그 책임을 돌림으로써 마음의 위로를 얻는 사람들도 있다. 자기내면의 그늘을 자신의 종교, 자신의 이데올로기가 다른 타인들에게 투사하면서, 자신에게 결핍된 것들의 책임을 타인에게 돌린다. 그래서 타인들을 깍아내리고, 그들의 "열등함"을 근거로 삼아 자신의 "우월함"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정체감을 되찾는 것이다. 갈등으로 인해 우리가 왜소해지고 더욱 두려워지는 대신 스스로 우월해지면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까? 그것은 일상의 경험에서 마음을 여는 훈련을 기꺼이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우리는 다름의 가치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자신을 내외부의 갈등을 향해 정직하게 열어놓으면 자신과 세계 속에서 더 많을 것을 배우고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때 비로소 새로운 삶이 가능해진다. 나는 개인적인 삶을 통해 수백만의 사람이 참담한 상실과 패배를 통해 배운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런 경험을 제대로 끌어안는다면 우리를 보다 너그롭고 수용적인 자세로 나와는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 우리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줄 것이다. 개인적 고뇌나 갈등을 변형시키는 마음의 힘은 우리가 정치를 하는 방식도 바꿀 수 있다. 밑바닥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유일한 용기는 바로 이것이다. 그것은 언젠가 우리가 마주칠지 모르는 가장 낯설고, 특이하며, 설명할 수 없는 것을 향해 마음을 열고 용기를 내는 것이다.
-파커 J. 파머,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중요한가』(원제: Healing the Heart of Democracy: The Courage to Create a Politics Worthy of the Human Spirit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