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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원 Apr 11. 2021

6. 스물한 살, 카자흐스탄에서 느낀 고찰 (1)

로원의 스펙트럼 - 1 Scenery


카자흐스탄은 남한의 2배 정도 크기이지만, 인구수는 서울 인구수와 비슷하다.

어느 날은 차를 타고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데만 7시간이 넘게 걸렸다. 가는 동안 보인 건 죄다 허허벌판이었다. '아니 이렇게 노는 땅을 그냥 둔다고??' 그리고 몇 가지 알게 된 사실은 국민성에 관하여 중앙아시아인들이 대체적으로 조금 게으른 면이 있다고도 하는데, 그와 대비되는 점이 고려인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듣게 되었다. 소련 시절, 만주 쪽에 살고 있던 조선인들이 연해주 강제이동 때 강제로 이동되었고 시베리아 허허벌판에 단체로 버려지게 되었다. 그때 그들은 굴을 파서 간신히 살아남았고, 이후에 땅을 개간하고 농사를 지어 낯선 땅에 정착하게 되어 지금의 '고려인'이라 불리는 중앙아시아 다민족 구성의 한 파트가 된 것이다.


한국인은 참 부지런하다.

국민 자체가 똑똑하고 영민하고, 특히 힘든 시간을 견뎌 온 우리 어르신들의 지혜는 얼마나 깊었던가. 그런 똑똑한 국민들이 이 작디작은 나라에서 인구밀도로 과열된 주요 도시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니 당연히 박터 지지 않을까. 그러한 생각을 하던 중, 어느 가정집을 방문했다. 중앙아시아의 빈부격차도 꽤 큰 편이고, 역시 개발도상국이라 중산층이 두텁지 않다. 작은 도시의 사람들을 만나서 이것저것 들어 보면,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하루 10불을 버는데 어쩜 그리 행복한 모습일까?

길을 가다가, 어떤 집에 초대되어 들어간 적이 있다. 여기는 손님을 접대하는 문화가 있어서 이것저것 차려주신 음식들을 먹으며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하루 수입이 10불가량 된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나눠 줄 수 있는 넉넉함을 갖고 있음에 부끄러워져 버렸다. 그 집엔 아이들이 둘이 있었는데, 어린 자매들의 사이가 어찌나 좋던지, 부부가 어쩜 그리 화목하던지, 너무 아름답던 그 모습에 '행복'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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