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중얼거렸다
"아, 이게 온전한 내 행복이군"
거제에 온 지도 어언 5년이 다 되어 간다. 실은 거제라는 지역에 묶여있지 않아서
정확히는 이 집을 내 일부로 만들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사람들은 종종, 사는 곳과 고향을 통해 그 사람의 정체성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자유롭게 원하는 곳에 살면서 또한 업의 바운더리를 구분 짓지 않는 나 같은 역마살 잡부에게는
그만큼 오류가 생기는 경우도 없기에 이 부분을 꼭 추가 설명하게 되는 것 같다.
어쩔 때는 서울에 있다가, 또 최근에는 지리산에서.
겨울과 여름은 치앙마이와 베트남 달랏에서 지내는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나스러움이 가장 잘 배어 있고 내 영혼과 찰떡으로 맞는 곳은 바로 '우리 집'이다.
앞에는 초록의 나무 숲이 우거져있고, 거실 전체가 작업실이라 앞의 통창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다.
특히 다 벚꽃나무라 봄은 아름다움의 절정이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지금 이 색, 비에 젖어 진한 초록이 더해질 때 조금 어두운 노란 조명과 함께 그야말로 평온한 침잠으로 가라앉을 수 있는 이 공간을 사랑한다. 조용히 내면으로 가라앉을 수 있는 건 내 안의 것을 꺼내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내가 거제도에 머무는 시간대는 대체로 봄과 가을이다. 4월의 거제 향기와 온도는 가장 글쓰기 좋은 시간대다. 그야말로 상쾌한 아침이 온종일 이어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맛있는 해산물들도 한창일 시기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 장면들을 소중히 눈에 품고 있다 보면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이 공간을 찾지 못했다면? 그때 내가 이사 오는 결정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행복은 없었겠지. 물론 또 다른 행복을 찾아내었겠지만, 지금의 이것이 너무나 소중해서 그간 모든 결정을 내렸던 나에게 감사한다.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고 그 과정에는 1년을 통으로 쓴 '연습'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걸 '직감연습'이라고 부르고 싶다.
같은 영혼이 하나도 없기에,
실은 각자의 정답은 다 저마다의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은 스스로가 알고 있다.
또한 내 영혼 스스로가 바라는 것은 가장 쉽게 얻게 되기 마련인데
반대로 현대인들에게는 매우 어렵게 작동한다.
바로 내 내면의 소리, 직감을 믿어줘야 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현대인은 나를 알지 못하고, 나를 믿는 게 가장 어려울 수밖에 없는 환경과 교육을 받았으니까.
처음 여러 책에서 그러한 진실을 읽고, 난 곧장 내 시간을 두고 실험해 보기로 했다.
직감을 따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말이다.
대체로 이성과 반대되는 이 느낌을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1년을 통으로 연습했던 지난 어느 시간을 풀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