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외우기를 넘어
다음 문장을 해석해보자.
자식으로서 올리사랑하겠습니다
'올리사랑'은 무슨 뜻이지?
(1) 자식이라 했고
(2) 내리사랑이라는 단어랑 비슷하니까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결론도 내리고 '이런 단어도 있구나'라고 깨닫는다.
이 과정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모르는 단어를 보면 뜻을 맞춰보고 싶고 맞는지 알고싶다. 그리고 이 단어의 뜻을 알게된다. 또 다음에 이 단어를 보면 더 빠르게 뜻을 해석하고, 그 다음에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해석한다. 많이 접해보면 접할 수록 단어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뜻이 떠오른다. 연구에 의하면 8번 이상 접하면 뜻을 기억하게된다고 한다.[1]
저 단어를 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고 생각해보자.
'부모에 대한 자식의 사랑'을 뜻하는 단어는?
이라고 누가 물어본다 치자.
지금은 우리가 저 단어를 봐서 기억이 날테지만, 대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읽고 배운 단어는 3개월이 지나면 거의 까먹는다. 15번을 넘게 읽었어도(!)[1]
근데 그럼에도 우리는 모국어는 매우 잘하지 않는가? 그 간격은 어떻게 메꾸는 건가??
첫번째 해법은 이전 글에서 말했듯이 '사용'이 중요하다.
당신이 최근에 만난 친구를 떠올려보고, 만났던 거기서 다시 대화한다고 상상해보자.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모님이 얼마나 소중한지, 내게 큰 존재였는지. 그러다가 올리사랑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상상까지.
이렇게 내가 직접 써본 기억은 오래 남는다.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15번 반복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실제로 써보는 것이다. 그게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2].
예를 들어보자.
오늘 realtor라는 '공인중개사'라는 단어를 배웠다면.
‘나 작년에 집 구할 때 여러 공인중개사 분들을 만났다? 내가 원하는 집 구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
라고 한국어로 먼저 두 문장은 만든다. 그 뒤 영어로 만드는 것이다.
‘I met several realtors when I was looking for a decent house last year. It was certainly not easy to find the house I want.’
위처럼 그 단어를 직접 '사용'해서 나의 생각이나 이야기를 말해보는 것이다.
먼저, 두 문장을 만들어보아야한다. 영단어도 결국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쓸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친구와 카페에서한 대화를 생각해보라. 우리는 대화를 때 적어도 2문장 이상씩 얘기 한다.
그러니 앞으로 단어를 공부할 때는, 계속 이렇게 내 이야기를 만들어 사용해보는 습관을 들이자. 그럼, 영어를 익힌다는 게 굳이 '공부'로 느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습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부한 단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기에 한번 써본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음 글에서는 어떤 과정으로 반복하는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1] Waring, R. and M. Takaki. 2003. At what rate do learners learn and retain new vocabulary from reading a graded reader? Reading in a Foreign Language 15(2), 130–163.
[2]Eckerth, J. and P. Tavakoli. 2012. The effects of word exposure frequency and elaboration of word processing on incidental L2 vocabulary acquisition through reading. Language Teaching Research 16(2), 227-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