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서 책 읽기
(feat. 지하철, 카페, 서점)

집중력이 떨어지는 으른이들을 위한 자극적인 독서법 10

by 집착서점

자극적인 책 읽기 방법론 세 번째, 집 밖에서 읽기



집에서 책을 읽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온갖 유혹거리들이 넘쳐나고 편안한 침대가 나에게 속삭인다.

그 재미도 없는 거 때려치우고 나한테 와.
나랑 같이 유튜브나 보자(속닥속닥)


나는 의지가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기에 자주 유혹에 굴복당한다. 그래도 자기 전에는 머리맡에 놓아둔 책을 읽는 편이지만 몸이 피곤하면 집에서는 쉬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내 친구 P는 지금 임용 공부를 하고 있는데 스터디 카페만 4곳을 다닌다. 자기 동네 스터디 카페, 노량진 근처 스터디 카페, 학원, 독서실 등등.


한 군데에서만 공부하면 집중이 안된다고 한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다. 한 곳에서 오래 앉아 있으면 금방 싫증이 난다. 물론 한 군데서만 엉덩이 붙이고 공부 잘하는 사람들은 굳이 이런 방법을 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 볼 것이다.




우리 같이 집중력이 타고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집에서 책 읽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어차피 내가 집에서 많이 안 읽을걸 알기에 밖에서 읽는다.


주로 통근 시간을 활용한다.


통근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는 나는 지하철에서 영상시청과 더불어 다른 짓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나의 핸드폰 배터리가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 전부를 감당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3년 째 아이폰 xs를 사용하고 있는데 배터리 성능이 77%까지 떨어져 있다.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풀로 가동하게 되면 이따 집 가는 길에서 음악도 듣지 못한 채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배터리도 적절히 안배하는 차원에서 지하철에서 종종 책을 읽는다.

지하철에서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공간이 이상하게 집중이 잘 된다.
다들 떠들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관심이 적고, 이어폰 사이로 스며드는 적당한 노이즈가 집중을 돕는다. 또한 특정역에 내려야 되는 목적성이 있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 동안 컴팩트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반갑다. 동질감을 느껴서 그런가 어떤 책을 읽는지 티 나지 않게 한 번 관찰해본다. 나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책을 읽다 보면 시민들의 은근한 배려도 가끔 볼 수 있다. 종종 책을 읽으면서 가시는 멋쟁이 할아버지들에게는 뭔지 모를 기품이 있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것은 자존감 향상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내가 비록 집에서는 책도 잘 안 보고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볼지라도 지하철에서 시간을 쪼개가며 책을 읽는 내 모습이 때때론 대견해 보일 수 있다.

사람이란 동물이 원래 자기 좋은 식대로 해석하지 않은가. 좋은 건 내 탓이고 안 된 건 남 탓을 하기 쉽다. 이렇게 향상된 자존감으로 다음에는 좀 더 과감한 도전을 할 수도 있고, 역량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어쨌든 책을 읽는 행위는 그저 인스타그램 피드만 새로고침 하고 수 없이 많은 유튜브 숏츠 콘텐츠들을 넘기는 것보다는 생산적인 활동이다. 이런 숏츠도 이젠 좀 물린다. 오히려 책이 새로울 수 있다. 내일 지하철을 타러 갈 땐 가방에 페이퍼백 하나 넣고 나가보자. 처음엔 어색해도 책에 빠져들다 보면 금세 적응할 것이다.




그러나 지옥철에서는 예외이다. 가뜩이나 좁아 죽겠는데 책 읽는다고 공간을 가져가면 좋은 시선으로 보기 만무하다. 그리고 이때 책에 신경을 쏟다 보면 까딱 잘못하면 역을 지나칠 수 있다. 사람들로 꽉 차서 그 역이 그 역 같기 때문에 내려야 될 곳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특정 시간대만 피하면 지하철에서 책 읽기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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